"그림책은 매우 재미있는 문학 장르입니다. 어린 아이는 물론 청소년에서부터 100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상상력과 동심을 깨우거든요. "서울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제1회 CJ그림책 축제'(21일~3월1일)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그림책 작가 데이비드 위즈너(53)는 30여년 동안 그림책에 헌신해 온 전문가답게 입을 열자마자 그림책 얘기부터 꺼냈다.

'아기 돼지 세마리'등 그린 세계적 작가 데이비드위즈너 "상상력 깨우는 그림책은 만국 공통어”

국내에도 소개된 《이상한 화요일》 《아기 돼지 세 마리》 《시간상자》 등 위즈너가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전해주는 책들은 세계적인 스테디셀러다. 독자를 가르치는 그림책이 아니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도록 하는 담백하고 유머 넘치는 '위즈너 표'그림의 맛 덕분이다.

1956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의 권위 있는 아동도서상인 칼데콧상을 세번이나 받았다. 어린 시절부터 선사시대 벽화와 공룡 등을 그리는 데 관심이 많았던 그는 미켈란젤로,다 빈치,뒤러 등의 르네상스 화가뿐만 아니라 마그리트,달리 등의 초현실주의 작가로부터 영감을 얻어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그는 "내 작업은 획일적인 목소리를 독자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도록 하는 소통"이라며 "요즘 어린이들이 정말 원하는 책은 작가의 의도가 솔직하고 간결하게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영화 등 일상 속에서 모든 소재를 얻어 그림 작업을 한다. 학창시절 단편 영화를 제작할 정도로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며 "그림을 카메라 앵글에 맞추듯 그리다보니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만국 공통 언어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2002년 칼데콧 메달 수상작 《이상한 화요일》은 개구리와 두꺼비들이 벌이는 한밤중의 이야기를 놀라운 상상력으로 영화처럼 그려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그림책 상인 '마녀상'을 수상한 《아기 돼지 세 마리》 역시 이야기 속에서 탈출한 아기돼지 세 마리 얘기를 스크린에 현란한 색을 담아내듯 묘사했고,《1999년 6월29일》도 사실적인 일러스트 위에 풍부한 상상의 세계를 입혔다.

CJ문화재단이 마련한 이번 행사에는 위즈너의 작품 50점을 비롯해 《구름 공항》을 모티브로 한 노동식씨의 설치 작품,《그림자 놀이》를 소재로 한 최승준씨의 미디어 아트,'CJ그림책 축제'공모전 입상작가와 1차심사를 통과한 50명의 그림책 100권,일러스트레이션 작품 150편이 함께 전시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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