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여러명 놓고 검토중‥"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기획재정부 장관에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을 내정하는 등 장관급 4명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포함한 15명의 차관급 인사를 대거 단행했지만 부적절한 처신으로물러난 국세청장 후임자 명단은 이날도 보이지 않았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세청장은 인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곧 함께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4대 권력기관장에 대한 인선이 지난 주말인 18일 발표됐지만 국정원장과 경찰청장의 교체, 검찰총장의 유임만 결정됐을 뿐, '그림상납' 의혹 등으로 낙마한 한상률 국세청장의 후임은 여전히 검토중이라는 것이 청와대 대변인의 답변 골자다.

곧 날 것 같던 국세청장 인사가 예상외로 늦어지는 이유는 뭘까?

이주성, 전군표, 한상률 전 국세청장 등 3명의 전임 청장들이 잇따라 불명예 퇴진을 했다는 점에서 후임은 보다 강도 높은 검증의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민들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위기의 국세청'을 구할 적임자를 찾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상률 전 청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후 지금까지 차기 국세청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은 박찬욱 전 서울국세청장(경기 용인), 오대식 前서울지방국세청장(경남 산청), 조용근 한국세무사회장(경남 진주), 허용석 관세청장(서울, 전북 진안), 허종구 조세심판원장(경북 고령)<자모음순> 등이다.

국세청장 후보로 이들이 거론되는 것은 현재의 국세청 사태가 내부인 출신 국세청장들로부터 발생했다는 점에서 위기의 국세청호(號)를 구할 차기 선장은 외부에서 수혈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한상률 전국세청장이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알려진 지난 16일부터 언론에는 이들을 포함해 수많은 후보들이하마평에 오르내렸다.그리고 시시각각'허용석 급부상', '조용근 급부상', '오대식 급부상' 등으로 신문지면을 장식해 나갔다. 이때 까지만해도 18일 다른 권력기관장들과 함께 후임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날 청와대는 "후임 국세청장이 임명될 때까지 국세청은 허병익 차장이 국세청장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짤막하게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적임자를 찾고 있는데 아직 마무리가 안됐다. 조금 걸릴 것 같다. 결정되는 대로 발표될 것"이라며 인사의 장기화 가능성도 열어놨다.

결국 그동안 거론되던 인물들에 대한 검증이 마무리 되지 않았거나, 아니면 이들이 검증의 벽을 넘지 못했거나, 더 나아가 이들중에는 적임자가 없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지금까지언론에서 거론되어온 인물들중 허용석 관세청장과 허종구 조세심판원장을 제외하면 전임 정부의 국세청에서 고위직을 지냈다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국세청 주변의 한 인사는 국세청의 특성과 직원들의 반발을 고려해 내부에서 발탁하거나, 국세청을 잘 알면서도 현 정부의 국정철학에 맞는 의외의 인물 발탁을 위해 장고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국세청 내부에서 후임이 결정된다면 허병익 차장(강원 강릉)과 이현동 서울국세청장(경북 청도)이 유력하다. 의외의 인물에 대해서는말그대로 의외성 때문인지 아직까지 드러난게 없다.

또한 이번 인사는 지역안배도 큰 변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4대권력 기관장중 임채진 검찰총장(경남 남해),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경북 영주),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경북 영일) 등 3대 권력기관장이 모두 영남권이다. 특히새로 내정된 국정원장과 경찰청장이TK출신이라는 점에서 TK편중인사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다시 국세청장을 TK출신으로 임명하기란 쉽지않은 것.

그러나 현재 국세청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중허종구 심판원장을 제외하면 모두 '비TK'출신들인데도후임낙점에 뜸을 들이고 있다는 것은 이들이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이들이 아닌 의외의 인물을 새로 발굴, 검증에 나선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 외에 깜짝인물의 발탁도 고려중"이라고 밝혀 더욱 궁금증을 낳고 있다.

19일 이명박 정부 제2기 개각내용을 발표하면서 이동관 청 대변인은 "(후임 국세청장과 관련)여러 후보를 놓고 검증과 검토를 하고 있다"며 "최대한 이른 시간에 발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변인은 "하루 이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해 이르면 주중에는 발표될 것임을 시사했다.

조세일보 / 이상원 기자 lsw@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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