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제가 오랫동안 감기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감기는 다 나은 것 같은데 가래와 진득진득한 누런 콧물은 그대로입니다. 입에서 역한 냄새도 나고 침을 삼키면 항상 진득진득한 콧물이 목구멍에 그대로 남아 넘어가질 않습니다. 코를 풀어도 나오지 않고 콧속도 건조하면서 숨쉬기도 답답합니다. 미간사이는 짓누르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머리가 무겁고, 잠을 자고 일어나도 머릿속이 맑지 않습니다.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축농증증상과 비슷하던데 제 증상이 맞는지요? 맞는다면 축농증에 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면 좋다고 하는데 괜찮은지, 한방에서는 어떤 치료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지금 말씀하시는 대부분의 증상이 축농증(부비동염)으로 인한 증상입니다. 흔히들 말하는 축농증이란 코 주변에 있는 부비동이라는 공기주머니에 염증이 생겨 누런 콧물이 흐르는 것을 말하는데, 부비동염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축농증은 감기를 제때에 치료하지 않아서 이것이 만성화되어 생기기도 하고, 알레르기성비염 등이 악화된 결과 코점막이 곪아서 생기기도 합니다. 급성 부비동염의 경우 초기에는 묽은 콧물과 기침, 두통, 오한과 발열 등이 있어 감기와 구별이 잘 안됩니다. 그러다가 점점 체내 분비물이 코 주위의 뼛속 공간(부비동)에 고이게 됩니다. 여기에 세균이 감염되면 누런 코를 만들게 됩니다. 이런 누런 코 때문에 목에 통증이 올 수 있고 콧속에 농이 차면 환기가 되지 않아 두통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자연히 코가 막혀 코로 숨쉬기 힘들어지기도 하며 뺨이나 눈 주위에 압박감이 들기도 합니다. 양방에서는 비염과 축농증이 있을 때 보통 항히스타민제와 항생제를 동시에 쓰게 되는데 이때 장기간 약을 복용하게 되면 장이나 소화기장애가 있어 소화불량이나 속 쓰림, 설사, 식욕부진, 권태감 등이 오기도 합니다. 축농증을 4-6주정도 치료했는데도 효과가 없을 때는 수술을 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머리뼈나 코뼈가 발육이 완성되는 20세까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특히 15세 이전에는 하지 않도록 합니다. 성장이 계속되고 있는 소아나 청소년에 있어서는 수술보다 약물치료를 권장합니다. 청소년기의 얼굴뼈 성장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방에서는 축농증을 폐에 습한 기운이 스며들어 열이 발생하면서 생기는 병이라고 하는데 다른 말로 비연증(鼻淵症) 이라고도 합니다. 비연이란 콧속의 연못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말 그대로 콧속에 콧물이 연못처럼 고였다는 뜻인데 콧속에 콧물이 물 흐르듯 흐르니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하겠습니까! 축농증이라고 하면 콧병이라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원래는 부비강 뿐만 아니라 늑막강, 뇌강 등 체강에 고름이 괴는 증상을 말합니다. 그러나 대체로 부비강 점막의 염증 때문에 고름이 생겨 콧속으로 흘러나오고 냄새가 나며 코가 막히고 두통, 후각이상 등이 생기며 기억력까지 감퇴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콧물을 말끔히 풀어주지 않으면 콧물이 부비강에 축적이 되고, 거기에 화농균이 번식하게 되면 콧물이 황색 또는 푸른색이 되면서 냄새가 고약해 집니다. 축농증이 생기면 우선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는데 코가 막히다 보면 계속 킁킁거리게 됩니다. 자면서도 킁킁거리고, 그러다가는 답답한 나머지 입을 벌리고 자는 구호흡을 합니다. 따라서 축농증이나 비염에 걸린 사람은 일을 할 때 능률이 오르지 않으며, 학생들의 경우에는 수업시간에 집중하기가 힘이 듭니다. 또한 축농증 환자들은 대인 관계도 원만치 못합니다. 한약은 처방이 복잡하고 체질과 증상에 따라 한약이 가감이 됩니다. 주로 축농증에는 방풍통성산, 형개연교탕을 쓰고 알레르기성비염에는 소청룡탕을 처방합니다. 최근 본원에서는 콧속점막에 한방약을 직접 도포하는 시술로 곤포, 박하 등 여러 가지 한약재가 들어간 약침(藥針)을 병용 치료한 결과 탕약만으로 치료하는 것보다 약침과 복합 탕약복용으로 더 높은 치료효과를 보였습니다. 식염수를 통한 자가 세척은 하루에 2-3회 정도 실시하시면 역시 도움이 됩니다. (도움말=코알레르기클리닉 강남영동한의원 경희대 외래교수 한의학박사 김남선)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