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의 일방적 파업 강행 방침에 대해 상당수 현장 노조 간부들이 반발하는 등 노노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6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노조 집행부가 오는 19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쟁의행위 발생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하자 노조 간부인 사업부 대표와 대의원은 물론 일반 조합원들까지 가세해 파업을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심지어 일부 사업부 노조 대표들은 집행부 방침이 "독단적"이라며 노골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조 내부에 이 같은 반파업 기류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지도부가 계획한 전주공장 집회도 큰 차질을 빚었다. 이날 오후 5시 전주공장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노조 주관의 주간2교대제 시행 촉구 집회에 10여명의 사업부 대표를 비롯 대의원 258명(전체 대의원 486명)이 참석하기 위해 오전 10시 울산공장을 출발할 계획이었지만 오후 1시가 넘어서야 120여명만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노조 간부가 집행부의 일방적인 쟁의 발생 결의 움직임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집회 참석을 노골적으로 거부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사업부 대표는 이에 앞서 지난 14일 집행부 확대운영위원회에서 "지금은 파업할 때가 아닌 만큼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일반 조합원들의 반대 목소리도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쏟아지고 있다.

'따꿍'이란 ID의 조합원은 '이럴 수는 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경제 상황과 국민의 고통이 얼마나 심한지 잘 알고 있으면서 파업 결의는 정말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