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포럼] 이성과 감성, 탐욕과 공포
경제에서도 중심축은 교차한다. 경제 연구의 지향점은 자유와 형평으로 나눠질 것이다. 이런 가치문제는 미뤄두고,경제의 변화,경기의 순환 측면에서 보면 경제심리의 축은 탐욕과 공포다. 탐욕의 선상에 의욕과 의지,도전이란 가치가 있고 공포쪽에는 걱정과 좌절,절망이 있다.
탐욕은 팽창기,성장국면에서 꿈틀거리는데 경제주체들도 모르는 새 괴물로 급성장한다. 부동산 거품,주식시장 과열,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탐욕의 결과다. 탐욕 라인이 경제를 키우기도 하지만 여기에 부패와 방종이라는 악성 바이러스가 묻어 있다는 점이 문제다. 방종 심리는 자기 역량과 분수를 못 보게 하고,부패는 거품을 더 키우기 십상이다. 또 한번 탐욕의 끝에서 거품이 폭발했다. 지금이 그렇듯,탐욕의 끝은 늘 위기다.
이렇게 경제가 침체를 넘어 침몰지경이 되면 공포가 압도한다. 탐욕의 국면에서는 과욕에 사로잡힌 인간군상의 실상이 잘 보이지 않는데 공포의 시기에는 겁에 사로잡힌 우리 모습이 뚜렷이 보인다는 점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그래서 버블은 늘 터진 뒤에나 그게 버블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법인지 모른다. 또한 유사 이래 모든 버블국면에서도 대다수는 "이번만은 거품이 아니다"라고 정말로 굳게 믿는 것이며,모든 버블은 반드시 터진다는 두 가지 사실만이 진실로 남게 된다.
지금 공포의 시기가 길어진다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탐욕기가 그렇듯 이 공포기도 끝은 있다. 한참 뒤일까,조만간일까. 그건 우리 심리에 달렸다. 공포에서 벗어나 어두운 터널 밖으로 나가 다시 세운다는 의지는 그래서 중요하다. 그게 공포심리로 근육과 신경까지 굳어진 몸에 가장 좋은 치료제다. 공포가 근육과 신경마비에다 두뇌활동도 막으니 말이다. 탐욕이 자기를 과대평가하고 매사 과신하게 하는 것과 비교되는 증상이다. 굳이 공포에 갇힌 우리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고 싶다면? 뭉크의 그림 '절규'를 찾아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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