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국면 속에서만 찾아오는 절호의 기회를 과감히 포착해야 합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도전적인 면모를 잃어버린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며 "자신감을 갖고 필요한 투자를 제때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상 초유의 경제위기 속에서도 10년 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허 회장의 공격경영 방침은 올해 경영계획에 그대로 반영됐다. GS는 올해 투자금액을 작년보다 2000억원 늘린 2조3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올해 투자액은 늘렸지만 매출 목표액은 작년 실적(48조원)에 비해 26% 낮은 36조원으로 정했다. GS 측은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유가 하락 영향으로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의 매출 감소가 예상돼 매출 목표액을 낮춰잡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투자는 에너지 사업부문에 집중된다. 에너지 분야의 투자규모는 그룹 전체 투자액의 74%에 해당하는 1조7000억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GS칼텍스는 고부가 석유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3중질유분해 탈황시설 건설 등에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GS칼텍스는 올해 중국 내 주유소 사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2007년 이후 중국 산둥성 내 주요 도시에 현지 석유 유통법인을 설립,칭다오 옌타이 등에서 주유소 5곳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중국내 주유소 추가 개장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GS EPS는 연료전지발전소 건설과 기존 발전소 설비 향상을 위해 500억원을 투입한다. GS홀딩스와 GS칼텍스가 진행하고 있는 동남아 중앙아시아 중동 등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유통사업 부문에선 올 한 해 4000억원의 투자가 집행된다. GS리테일은 GS25 편의점과 GS 수퍼마켓 점포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 헬스 · 뷰티 전문점인 GS왓슨스와 수제 전문 도넛체인점인 미스터도넛 사업도 강화한다. GS왓슨스는 12개,미스터도넛은 30개 이상 신규 점포를 늘릴 예정이다. GS홈쇼핑은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추가 진출도 검토 중이다.

건설사업 부문에선 GS건설이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출자 및 폐기물 처리 등 환경사업 등에 2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사업 목표에서 1조원 이상을 초과해 5조원가량을 수주한 해외 사업 부문에서는 에너지와 환경 관련 건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플랜트 · 발전 · 환경 사업에 진출하거나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방침이다.

GS 관계자는 "미래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했다"며 "올해는 에너지 분야 등에서 내실을 강화하고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경영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