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의 하버드대 신학대학원을 나온 미국인이 한국불교 태고종의 정식 스님이 됐다. 주인공은 속명이 데이비드 주니가(David Zuniga)인 대일 스님(大日 · 38).그는 하버드대 재학 중 한국으로 유학온 태고종 소속 일미 스님의 소개로 2005년 10월 머리를 깎았으며,지난달 초 전남 승주 선암사에서 열린 수계식에서 비구승이 지켜야 할 250가지 계인 구족계를 받았다.

버지니아 커먼웰스대학에서 영문학 석사,하버드 신학대학원에서 불교와 기독교의 명상과 죽음관에 관한 비교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왜 한국불교를,그중에서도 소수 종단인 태고종을 선택했을까. 은사인 법현 스님(태고종 교류협력실장 · 열린선원장)에게 보내온 이메일에서 그는 "태고종은 결혼을 허용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배우면서 도장에서 참선을 하고 불교 철학에 대해서도 들었기 때문에 한국과 한국불교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불교는 실생활뿐만 아니라 철학적으로도 아주 신선해 불교와 사랑에 빠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내 목표는 불법(佛法)을 통해 사람들을 돕고 세상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라며 "텍사스에 사찰을 지어 전업 승려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