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사들, 부품공급 끊어

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자동차가 13일 경기 평택,경남 창원 등 전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한국타이어 등 주요 협력업체들이 대금결제를 받지 못함에 따라 부품 공급을 끊었기 때문이다. 쌍용차가 협력업체에 발행한 어음은 총 211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상진 쌍용차 기획 · 홍보담당 상무는 "부품 조달에 차질이 빚어져 공장가동을 일시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생산이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가동 중단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쌍용차는 경영난 및 수요감소가 심화되면서 작년 12월17일부터 지난 4일까지 전 공장을 세웠다가 생산을 재개했었다.

타이어뿐만 아니라 범퍼류,엔진 부품류 등으로 부품 공급을 중단하는 협력업체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기존 물량뿐만 아니라 추후 납품하는 물량에 대해서도 대금지급을 보장받을 수 없어 공급을 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가 금융회사가 아닌 부품 협력업체,설비투자업체 등에 갚아야 할 상거래 채권(매입채무)은 총 4200억원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협력업체에 발행한 어음만 총 2115억원에 달했다. 또 이달 29일 결제해야 할 발행어음 규모가 대략 870억원으로 집계됐다.

박영태 쌍용차 기획재무 부본부장(상무)은 "기존에 발행했던 어음액이 적지 않지만 법원의 채권 · 채무 동결로 부도 위기는 넘겼다"며 "차량 판매대금 등을 합해 내달 초까지 1000억원가량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법정관리 개시 전까지 공장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협력업체들은 쌍용차가 발행한 만기 어음을 정상적으로 결제해줄 것을 정부 및 금융권에 요구했다. 쌍용차 협력업체 모임인 협동회의 오유인 회장(세명기업 대표) 등은 이날 지식경제부와 접촉,어음을 정상 지급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펀드를 2,3차 협력업체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이날 쌍용차 협력업체에 대해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재길/김현석/김유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