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쌍용차는 지난 8일부터 중국 상하이자동차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어제 서울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개시 신청을 접수한 것이다. 대주주인 상하이차가 사실상 경영을 포기하겠다는 얘기이고 보면 최악의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쌍용차 이사회는 법정관리 신청이 긴박한 유동성(流動性) 위기로 인한 부도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대주주가 손을 떼겠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필요한 지원에 나서고,희망퇴직과 임금삭감,순환 휴직 등의 자구노력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우려했던 상하이차의 철수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여전히 떨치기 어렵다. 법정관리는 자동차 판매와 신차 개발에 심각한 타격을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하이차가 당초 약속했던 설비투자를 진행하지 않고 기술이전의 대가 지급도 미뤘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자본에 대한 편견은 물론 옳지 않지만 대주주의 무책임을 탓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쌍용차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당초 우리 정부와 산업은행이 요구했던 대주주의 지원은 일단 무산(霧散)되고 앞으로의 경영책임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 만큼, 다른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게 됐다. 정부는 쌍용차의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최악의 파산까지도 염두에 둔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함으로써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무엇보다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게 아니라면 회생을 위한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대주주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