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온라인쇼핑몰로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새로운 트렌드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오픈마켓 옥션은 5일 지난해 온라인 유통에서 핵심 소비자로 떠오른 다섯 가지 유형을 '2009년 온라인 유통 핵심 소비자 5대 키워드'라는 이름으로 정리, 발표했다.

◆ 헝그리어답터(Hungry adopter)족

불황의 여파로 주머니가 가벼워지자 헝그리어답터가 뜨고 있다. 얼리어답터의 하위개념인 헝그리어답터는 신상품을 사서 어느정도 쓴 다음, 중고로 내다 판 후 다른 신상품을 구입하는 족(族)을 말한다.

옥션 중고장터의 경우 작년 11월 거래금액 기준으로 핸드폰(380%), 컴퓨터/노트북(300%)등이 1년새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헝그리어답터의 증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라고 옥션 측은 설명했다.

옥션 관계자는 "헝그리어답터는 중고로 내다 팔 것까지 예상하고 물건을 구입한다"며 "올해는 특히 넷북, 터치폰 등 혁신적인 IT상품들이 속속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웹시(Websy)족

웹+미시(web+missy)를 줄인 말인 '웹시족'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쇼핑을 즐기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주부를 지칭한다.

36개월 미만의 영유아 자녀를 둔 웹시족은 자신을 위한 소비는 줄여도 양육비나 교육비는 줄이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또 이들은 육아정보를 얻기위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정보 교류를 하며 유통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옥션에 따르면 옥션상품 중 학습완구와 교구 매출은 2008년 한달평균 2만6000개로 2006년(한달평균 7000개)과 비교해 250% 증가했다. 특히 2008년 1월에 비해 동년 11월의 학습교구 매출은 70%나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옥션은 "전반적인 소비침체 속에서도 36개월 미만 영유아 엄마들을 대상으로 유모차-카시트 등 안전용품, 교육완구 부문에서 외국 브랜드 선호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엄마들을 겨냥한 리뷰 사이트나 커뮤니티 대상 마케팅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시즌리스(Seasonless)'족

패션업계도 불황을 겪으면서 멀티 유즈(multi use) 상품을 넘어 계절에 관계없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을 선호하는 '시즌리스'족이 등장했다.

지구온난화로 이상고온현상이 지속되면서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두루 활용할 수 있는 7분·8분소매 코트나, 레깅스, 부티(발목까지 오는 신발) 등이 그 사례다.

옥션은 "지난해 짧은 소매 코트류 판매량이 전년보다 40%까지 증가했다"며 "분소매 코트에 코디할 수 있는 긴소매 장갑, 보온성을 강화하는 넥워머 등도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예측했다.

◆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족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합리적 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열망이 높은 가운데,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호모 에코노미쿠스'가 부상하고 있다.

호모에코노미쿠스족은 상품의 가격 대비 효율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따라서 최저가 위주의 공산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높지만, 식품이나 유아용품같은 안전이 중시되는 상품의 경우에는 오히려 친환경·유기농 상품을 선호한다.

옥션은 "2009년은 지자체별로 추진해온 온라인 직거래 활성화 방안이 속속 결실을 맺을 것"이라며 "인터넷을 통해 거래되는 친환경 유기농 상품들의 가격 거품이 크게 줄어들어 '저가형 웰빙' 상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 크리슈머(Cresumer)족

리뷰와 동일한 구매패턴을 보이는 트윈슈머(Twinsumer)시대를 지나 창의적 소비활동을 보이는 크리슈머(Cresumer)가 떠오르고 있다.

IT제품에서 시작된 크리슈머 바람이 올해는 식품이나 생활용품을 비롯해, 오프라인 매장의 서비스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샘플을 무료로 나눠주고 리뷰를 받는 옥션 '공짜체험단' 코너의 경우 약 30% 가량은 화장품, 식품 등 비IT제품들이 차지하고 있어 작년에 비해 40% 이상 늘어났다. 중소업체들은 무료 샘플을 제공하고 샘플에 대한 크리슈머의 리뷰를 참고해 상품개발에 반영해 상품 프로모션 비용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옥션 전략총괄 최문석 상무는 "올해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가격비교가 가능한 온라인 쇼핑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온라인쇼핑 트렌드를 읽으면 올 전체 유통 트렌드를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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