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창현 <사회부 기자 chbaik@hankyung.com>


[취재여록] 광릉수목원 일요일은 휴무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 일요일 모처럼 가족나들이차 경기도 광릉 소재 국립수목원(구 광릉수목원)을 찾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추운 날씨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간 수목원 입구에 '휴장'이라는 안내 팻말이 붙어 있어 그대로 발길을 돌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용객들이 많이 찾는 휴일에 문이 굳게 닫혀 있어 의아하게 생각한 김씨는 관리사무소에 문의한 결과,매주 일요일과 국경일 등 법정 공휴일은 정기휴장일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수목원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이나 전화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는 사실도 김씨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국립수목원이 일요일은 물론 국경일 등 공휴일조차 문을 열지 않아 큰 불편을 주고 있다는 이용객들의 목소리가 높다. 국립수목원은 현재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입장인원을 5000명으로 제한(토요일은 3000명),인터넷이나 전화로 사전 예약한 사람에 한해 개방하고 있다.

수목원 관계자는 "수목보호 차원에서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개방하지 않고 수목을 관리 · 보호하고 있다"며 "개방하는 요일과 날짜도 일일이 NGO 단체들과 협의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용객들은 "수목 보호를 위해 일주일에 이틀 쉬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러나 이용객 수요가 많은 일요일과 법정 공휴일에 문을 닫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또 입장객 수를 평일엔 5000명으로 하면서 토요일엔 3000명으로 제한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우리나라는 국민들이 여가를 즐길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나마 국립수목원은 서울 및 수도권 시민들을 위한 몇 안되는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곳에는 3340여종의 식물들이 식재된 수생식물원,백두산호랑이 반달가슴곰 늑대 등 우리 산야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산림동물들을 보존하기 위한 산림동물원,산림박물관 등이 있어 현장학습 및 휴식장소로 방문 수요가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런데도 국가기관인 산림청이 운영하는 국립수목원이 일요일과 법정 공휴일에 꼬박꼬박 문을 닫는 것은 여가와 휴식을 즐길 국민의 권리를 외면하는 처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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