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 1·2위 업체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범용 나프타분해설비(NCC) 부문을 통합하기 위해 논의에 들어갔다. 석유화학산업이 중국발(發) 공급과잉으로 공멸 위기에 맞닥뜨리자 업체 간 합종연횡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 사의 석유화학 부문을 합치는 내용의 초기 단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범용 NCC 부문을 한 곳이 인수하거나 합작사(JV)를 세우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두 회사 중 한 곳의 관계자는 “힘을 합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놓고 실무진 차원에서 모색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경쟁사인 두 회사가 머리를 맞댄 것은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국내 기업이 생산한 석유화학 제품의 최대 수요처였던 중국은 2019년부터 범용 제품의 완전 자급화에 성공하며 경쟁자로 돌변했다. 2010년대 50%를 웃돌던 한국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 수출 비중은 지난해 40%로 떨어졌고 올해는 30%대 추락을 앞두고 있다. 수출길이 막히자 NCC 설비의 평균 가동률은 74%까지 하락했다. 공장 가동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평가되는 70%의 턱밑까지 온 것이다.업계에서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지역별 중복 설비를 한데 모으는 작업부터 논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사는 전남 여수와 충남 대산에 동일하게 한 곳씩의 대형 NCC를 보유하고 있다.두 회사 외에 SK지오센트릭, 금호석유화학, DL케미칼 등 다른 석유화학 업체도 호황기에 무분별하게 늘린 생산 설비를 폐쇄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LG·롯데, 화학제품 만들수록 적자…여
“인공지능(AI) 시대 ‘게임의 룰’이 정해지는 현시점에 한국도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진종욱 국가기술표준원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AI의 ‘표준’을 정하려는 국제 사회의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표준 마련을 주도하는 국제기구인 AI 국제표준화위원회(ISO/IEC JTC1 SC42)는 지난 22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서울에서 총회를 연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번 총회를 계기로 18일 국가기술표준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과 공동으로 AI 표준화에 관한 좌담회를 개최했다.좌담회에는 진 원장, 김세종 한국산업기술시험원장, 하정우 네이버 퓨처AI센터장, 배순민 KT 책임감 있는 AI센터장 겸 AI2XL연구소장,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상은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차장이 사회를 맡았다.▷이 차장=AI 표준화라는 표현이 모호하게 들리기도 한다. 어떤 의미인가.▷진 원장=세계 각국에서 AI 개발 경쟁이 이어지며 AI를 이용한 제품과 서비스의 신뢰성·안전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또 우리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기준이 없다면 AI 시스템의 상호 운용성과 호환성을 갖기 힘들다.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AI에도 표준 개념이 필요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미 이런 준비를 하고 있다.▷하 센터장=AI 영역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특정한 기술, 특정 방법론을 표준화한다는 개념은 맞지 않다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기술을 표준으로 정하면 전체 기술 발전 속도가 늦춰지는 단점이 더 크다고 봤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AI 기술이 워낙 다양하게 등장하기 때문에 서로 비교 평가할 필요가 커졌다. 성능 평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최근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설계를 활용한 3나노급 차세대 D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GAA는 트랜지스터 게이트(전류가 드나드는 문)와 채널(전류가 흐르는 길)이 닿는 면을 늘려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기술이다.세계에서 GAA 기술을 상용화한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이런 최신 기술을 2016년 설립된 CXMT가 확보했다고 공언한 것이다. 한국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를 따라잡는 데는 길어야 3년 걸릴 것”이라며 “중국은 인력, 자원, 기술력 등 모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CXMT는 지난해 11월 중국 최초로 모바일용 D램인 LPDDR5(저전력 D램)를 개발해 샤오미 스마트폰에 장착했다.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2022년 말 232단 3D 낸드를 상용화했다. YMTC는 2016년 설립된 신생 업체인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시기에 200단이 넘는 3D 낸드를 생산한 것이다.삼성전자는 23일 업계 최고 적층 단수인 280~290단을 적용한 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내년엔 430단 제품 출시를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300단대 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상하이=박의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