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세 인하·파격 할인 효과
GM대우 일부공장 휴업 연장
올해 혹독한 내수부진 우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국내 5개 완성차업체들이 지난달 '깜짝'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승용차에 붙는 개별소비세가 30% 인하된데다,연말 큰 폭의 할인판매에 나선 덕분이다. 그러나 글로벌 수요위축이 가시화되면서 지난해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다.

12월 세금인하 '효과'

현대차는 작년 12월 국내에서 4만1562대,해외에서 17만7699대 등 총 21만9261대를 판매했다. 세금인하 영향으로 내수판매가 전 달(3만5902대)보다 15.8% 늘어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싼 값에 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제네시스 그랜저 쏘나타 등의 판매가 전 달보다 70% 안팎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같은 달 내수 2만7507대,해외 9만9088대 등 12만6595대를 팔았다. 국내 실적은 전 달보다 5.2% 늘어난 수치다. GM대우자동차(25.7%),르노삼성자동차(53.3%),쌍용자동차(80.9%) 등 다른 업체들도 작년 12월 내수판매가 한 달 전보다 부쩍 늘었다. 다만 전년 같은 달에 비해 내수판매가 늘어난 곳은 기아차(10.0%) 뿐이었다.

◆연간 실적은 소폭 증가 그쳐

현대차가 작년 한해동안 판매한 차량은 국내 57만962대,해외 221만715대 등 278만1677대로 집계됐다. 전년(260만2317대) 대비 6.9% 늘어난 것이다. 내수에서 8.7% 감소했지만,해외에서 11.8% 증가했다. 하지만 하반기 실물경기 침체로 작년 판매목표(311만대)보다는 10.6% 못미쳤다.

기아차는 작년 내수 31만6432대,해외 108만3989대 등 140만421대를 판매했다. 2007년(136만751대)보다 2.9% 늘었지만,작년 하반기의 수정 목표치(160만7000대)에는 12.9% 미달했다. 정성은 기아차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차 모닝이 전년 대비 196.4% 늘어난 8만4177대 팔리면서 판매 호조를 견인했다.

GM대우는 작년 내수 11만6520대,수출 76만4203대 등 88만723대를 팔아 전년보다 실적이 8.1% 감소했고,르노삼성은 총 19만7024대로 14.4% 늘어났다. 쌍용차는 8만2405대를 팔아 전년 대비 33.9% 감소했다.

◆올해 최악실적 우려

완성차업계는 올해 혹독한 판매 부진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외 경기위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서다. 현대·기아차가 작년에 거둔 판매실적은 총 418만2098대.올해 목표 역시 이 정도 수준으로 잡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기아차가 전년보다 판매실적을 높여잡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판매부진에 시달리는 GM대우차는 부평 2공장의 토스카 윈스톰 생산라인을 5일부터 9일까지 다시 멈추기로 했다. 또 창원공장의 다마스 라보 등 경상용차 라인은 5일부터 23일까지 15일간 휴업을 연장한다. 부평 2공장은 당초 작년 12월1일부터 이달 4일까지 휴업하기로 했었다. 부평 1공장,군산공장,창원 마티즈 공장은 예정대로 5일부터 정상 가동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각 업체들의 추가 감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