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LLSTREETJOURNAL] 본사 독점전재

마이클 말론 <칼럼니스트>

경기침체기에도 미국에서 부를 쌓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가장 효율적인 엔진은 위험을 무릅쓰는 기업가 정신이다. 지난 30여년 동안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기업가정신→벤처캐피털→IPO(기업공개)로 이어지는 사이클은 부와 혁신을 만들어냈고 새로운 기업과 산업을 창조해냈다. 인텔 애플 구글 이베이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등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대표적인 기업들이 지난 20년간 미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이런 사이클은 스스로 지속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가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팀을 구성,비즈니스 플랜을 세워 벤처캐피털 투자자에게 내놓는다. 이 제안이 설득력이 있다면 투자자는 돈을 대주고 이들 벤처기업이 목표했던 성과를 내는지를 지켜본다. 만약 벤처 기업들이 성공적이었을 때 IPO를 하게 되고 이를 통해 회사 창립자와 투자자는 금전적 보상을 얻게 된다. 이렇게 얻은 부는 또다른 벤처 펀드에 투입돼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된다.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던 이 사이클의 효율성이 최근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이 창업 과정이 10년 전부터 의회와 증권감독위원회(SEC)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에 의해 공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조작과 부패가 나타난다고 생각해 '공정성'이라는 이름으로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법안과 규제가 부정을 막지도 못했고 공정성을 확립하지도 못했다. 무엇보다 회계부정을 막기 위해 제정된 사베인스-옥슬리법 때문에 미 주식시장 상장이 까다로워져 기업들이 상장을 회피하고 있다. 회계기준을 정하는 FASB의 가장 큰 실책은 벤처기업들이 기업가들에게 제공하는 스톡옵션 비용을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신생 기업에서 일하는 리스크에 대한 인센티브 격으로 제공되는 스톡옵션이 대폭 줄게 됐고 더이상 전설적인 백만장자가 탄생하는 것을 보기도 어렵게 됐다.

창업을 장려했던 가장 중요한 정부 정책은 감세였다. 미 정부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 자본 이득세를 49%에서 28%로,그리고 20%까지 낮췄다. 이 덕분에 1980년대 PC와 가전제품 붐,1990년대 후반엔 인터넷 경제가 일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본 이득세를 올리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스럽다. 오바마 당선인은 자본 이득을 배부른 자에게 주는 보너스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만,사실 이는 위험을 감수한 데 따른 인센티브다. 만약 오바마 당선인이 미국을 경기침체에서 구해내려고 한다면 창업 사이클을 다시 복원시키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 사베인스-옥슬리법을 없애거나 자본 이득세를 그대로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바마 당선인은 미국의 두 번째 허버트 후버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글=마이클 말론
정리=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이 글은 ABCNews.com의 칼럼니스트인 마이클 말론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워싱턴이 실리콘밸리를 죽이고 있다'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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