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처럼 자유롭게 자금을 적립하면서 정기예금의 고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자유적립식 예금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적립식 펀드의 계좌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지난 3일 출시한 투인원 적립식 정기예금의 잔액은 2일 현재 1조4천2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출시 후 19영업일 만에 1조원을 돌파했으며 이후로도 하루 평균 약 1천300억원씩 증가하고 있다.

이 예금은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금융채 유통수익률에 연동해 정기예금 수준의 고금리를 제공하면서도 적금처럼 횟수 제한 없이 추가 입금이 가능하다.

3일 현재 1년 이상 2년 미만은 7.05%, 3년 이상은 7.33%의 고금리를 제공하며 입금액 5천만원 이상은 0.1%포인트, 1억원 이상 및 3억원 이상은 각각 0.2%포인트와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지급한다.

국민은행의 대표 예금인 국민수퍼정기예금은 10만원 이상 여윳돈이 생기면 언제든 추가 입금할 수 있다.

2일 현재 잔액은 56조8천600억원으로 6월 말에 비해 2조7천460억원 증가했다.

1년제 기준 금리는 연 6.8%가 적용된다.

외환은행의 매일매일부자적금은 신규 가입액이 10만원 이상 1천만원 이내이지만 이후로는 5만원 이상 1천만원 이내에서 수시 적립이 가능하다.

자유적립식 정기예금이 인기를 끄는 것은 주가 급락으로 적립식 펀드 잔액이 반토막 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은행의 적립식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정기예금 수준의 고금리를 제시하는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히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적립식 펀드 계좌 수는 지난 7월 1천551만개에서 8월 1천536만개, 9월 1천508만개, 10월 1천469만개 등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으며 감소폭도 확대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적립식 펀드에 가입해 손해를 본 고객들이 자유적립식 정기예금에 몰리고 있다"며 "수시로 불특정 금액을 예치하면서 정기예금 수준의 고금리를 원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