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되돌려받아"…소환·형사처벌 임박

세종증권 주식 차명거래 과정에서 조세포탈 등 혐의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의 수사를 받고 있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휴켐스를 인수하기 전 정대근 당시 농협회장에게 20억원을 건넨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확인 중이다.

박 회장은 농협자회사인 휴켐스의 인수작업에 착수한 2006년 1월경 정 전 회장에게 20억원을 전달했다가 한 차례 돌려받은 뒤 2차로 건넸다가 최근 돌려받은 사실이 국세청의 세무조사결과 드러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태광실업은 2006년 5월 농협이 보유한 휴켐스 주식 중 46%를 1천770억원에 인수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6월 본계약에서는 18%(322억원)나 가격을 깎은 1천455억원에 인수해 헐값 인수논란이 제기돼 왔다.

국세청은 박 회장 및 주변 인물에 대한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통해 박 회장이 2006년 1월 정 전 회장에게 차명으로 20억원을 전달했으나 정 전 회장이 그해 5월 현대차 뇌물사건으로 구속수감된 뒤 9월께 돈을 돌려보낸 흔적을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정 전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가 2007년 7월20일 항소심에서 법정구속되자 박 회장은 다시 20억원을 보냈으며, 태광실업에 대한 수사가 가시화된 올해 7월 정 전 회장이 이 돈을 2차로 돌려보낸 것이다.

국세청은 처음 이 돈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흘러갔다는 의심을 갖고 박 회장을 소환해 조사까지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회장은 물론 현대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수감 중인 정 전 회장을 상대로 이 돈이 휴켐스 인수를 위한 로비 명목이었는지, 개인적인 채무였는지, 되돌려준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만약 대가성이 입증되면 박 회장은 뇌물공여, 정 전 회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처벌된다.

이와 관련해 박 회장측은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지겠다.

검찰에 가서 모든 것을 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은 휴켐스 인수 과정에서 박 회장이 본인과 가족명의로 휴켐스주식을 매입한 뒤 현재까지 보유해 86억원 정도의 미실현 차익을 남긴 것은 물론 차명으로 휴켐스 주식을 사들였다가 매각해 시세차익을 남겼다고 보고 정 전 회장의 `귀띔'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다.

또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를 앞둔 2005년 실ㆍ차명거래를 통해 세종증권 주식을사들여 178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나 차명거래에 따른 조세포탈 혐의 및 거래과정에서 내부정보를 이용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박 회장이 미국교포 명의로 홍콩에 현지법인을 세워 800억원의 이익배당을 차명으로 받아 200억원대의 소득세를 탈루한 혐의와 관련해 검찰은 이 돈이 `비자금' 성격은 아니며 국내에 유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경남 김해시에 있는 박 회장과 임원들의 자택, 태광실업 및 계열사인 정산개발(정산컨트리클럽)과 휴켐스 서울본사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다음주 초까지 압수해온 회계자료와 주식거래 내역 등 분석을 마치고 박 회장을 소환 또는 체포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이한승 기자 noanoa@yna.co.kr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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