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영재교육원 여는 팝페라 가수 임형주씨 "영어 못하는 예술인 설움 후배들은 겪지 않았으면…"
팝페라(대중적인 팝 스타일을 가미한 오페라) 테너 임형주가 내년 봄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 예술 영재교육원을 열기로 해 문화계 안팍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를 위해 200여석 규모의 어린이 전용 공연장을 갖춘 지하 2층,지상 4층의 '아트원 소사이어티' 빌딩을 최근 완공했다. 이곳에선 120명의 4~10세 어린이를 선발해 영어를 주로 가르치되 악기ㆍ연극ㆍ무용 등 다양한 예술 과목을 부전공으로 교육시킬 계획이다. 특히 성악 과목은 임형주가 직접 가르친다.

임형주는 25일 염곡동의 '아트원 소사이어티'에서 기자와 만나 "재능이 있어도 집안 사정 때문에 예술을 하지 못하는 후배들을 돕고 싶었다"며 예술영재교육 설립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벌어들인 음반 판매수익 250억원 중 절반 가까이를 예술분야 영재교육에 쓰겠다고 밝혔다. 이유가 궁금했다. "16세에 홀로 미국 줄리아드 예비스쿨 유학길에 올라 언어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내가 걸었던 가시밭길을 후배들은 걷지 않았으면 좋겠다. "

임형주는 "흔히 예술인은 예술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하죠.그렇지만 유학을 가서도 어학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영재교육원의 커리큘럼도 4∼10세를 대상으로 한 영어 교육프로그램이 주다.

그는 "원래 아이들을 좋아해요. 한국에 있을 때는 일주일에 두번 정도 아이들 교육에 투자할 생각"이라며 "20명은 전액 장학생으로 선발해 저소득 계층에 교육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분들은 제가 이름만 빌려주고 다른 분이 운영하는 영어 유치원인 줄 아세요. 사실 돈 벌려면 이 정도로 투자를 안 했죠." 실제 아트원 소사이어티 내부를 둘러보니 5성 호텔만큼 고급스러웠다. 특히 마감재,인테리어 등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해 친환경 소재로 선택했다.

"리더십이 중요하죠.아트원 소사이어티 무대에 서는 모든 아이들에게 리더십을 키워주고 싶어요. "그의 눈망울이 빛났다.

임형주는 17세 때인 2003년 2월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불러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며 그해 6월 평생 한 번 오르기도 힘들다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남자 성악가론 최연소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