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이동통신회사를 도입하겠다는 정부 정책이 말잔치로 끝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정부는 길을 열었다고 하는데 업계에서는 길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

이동통신사업 진출을 추진해온 한 케이블TV(SO) 업체 최고경영자(CEO)의 한탄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요금인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제4 이동통신사 도입 정책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관련 업계 주장이다.

최근 발표한 재판매 정책부터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재판매'란 통신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한 업체가 기존 통신업체로부터 망을 빌려 가상이통망사업자(MVNO)로 나설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케이블TV업체,중소 유선통신업체들은 지난 2년간 이 제도 도입을 기다려왔지만 막상 정부의 발표가 나오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재판매 제도 활성화의 관건이 될 망 임대 가격(도매 가격) 결정 방식을 시장 자율에 맡긴 게 논란의 핵심이다. 기존 통신사 입장에서는 신규 통신업체 출현이 달갑지 않아 망을 빌려주는 가격을 올리려 들 것이고,이렇게 되면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기가 힘들다는 것.업계 관계자는 "도매가격 규제는 재판매 제도의 핵심이었는데 정부가 이를 포기함에 따라 제도 도입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도매요금 협상에서 업체 간 분쟁이 발생하면,정부 개입이라는 사후 규제를 통해 보완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재판매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무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인 와이브로 사업자를 새로 뽑아 제4의 이동통신사를 만들겠다는 정책도 실효성 논란을 빚고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 주파수 확보와 네트워크 구축에 수조원을 투자할 업체가 거의 없는데도 정부는 뚜렷한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보다 과감한 신규사업자 지원정책이 없다면 제4 이통사 출현이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해 통신 요금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정부 발표도 공염불이 될 판이다.

김태훈 산업부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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