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꼽히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대표는 최근 몇 년간 농산물에 대한 예찬을 쏟아냈다.

지난해 농산물 관련지수나 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하던 짐 로저스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차라리 농부가 되는 것도 좋다"면서 앞으로의 성장성을 높게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 '로저스농산물지수'는 지난 3월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정점대비 44.2% 하락했다. 이 수준은 2002년도와 비슷하며 지수가 시작된 1987년 말 이후 최저점과도 불과 15% 차이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짐 로저스는 최근에도 가격급락으로 상대적으로 저평가 됐기 때문에 매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대정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19일 보고서를 통해 "수급 등 중기적 여건 감안할 때 최근 농산물 지수의 가격하락세는 과도하다"고 지적하고 "달러강세 약화될 시에는 여타 상품대비 상대적 빠른 회복 가능성이 있다"면서 점진적인 분할매수를 시작할 때라고 전했다.

농산물 가격은 유가급등으로 바이오 연료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급등했지만, 최근들어 유가가 급락하면서 바이오연료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 유가하락은 경기침체와 생산·운임비용의 하락으로 농산물 원가를 낮추고 있어, 단기간 농산물가격 반등은 어렵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중기적으로 금융환경이 안정되고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저금리 환경을 이용한 투자가 되살아나고 농산물가격의 상승세가 시작될 수도 있다고 오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현재 이머징국가들이 통화 약세로 낮은 농산물가격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이 완화되면 수요가 다시 늘어나 가격상승 압력이 높아질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주식시장의 단기회복이 어려워 보이는 현 상황에서는 농산기업주식보다는 농산물시장의 수급상황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는 농산물지수를 이용한 투자가 유망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