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5일,신일고에서 서울시교육청 주최 제1회 서울 고등학교 토론대회가 열렸다.

'지성과 열정, 냉철한 논리의 큰 잔치'란 슬로건을 내 건 이 대회는 서울시 관내 23개 지구별 예선대회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한 고교 재학생(3인 1팀)들이 참여했으며 인문계, 실업계, 특목고가 모두 함께한 진정한 서울 고등학생의 잔치였다.

치열한 경쟁 끝에 첫 대회 대상의 영광은 현대고에 돌아갔다.

그러나 토론자들은 결과보다는 이 대회를 자신들의 배움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회는 1차, 2차, 3차전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우선 1차전에선 토론자들을 각각 7개의 모둠으로 나누어 120분간 원탁토론을 펼쳤다.

'한국어, 세계 공용어로 가능한가?'의 주제로 진행된 1차 원탁토론에서는 현실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한국어가 세계 공용어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으나, 우리 고등학생들이 학업 증진에 힘써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도록 노력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낸 모둠이 많았다.

2차전에서는 '인터넷 실명제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란 주제로 1차전 상위 4개 학교를 대상으로 3:3 CEDA 토론이 진행됐다.

3차전은 나영주 서울시교육청 토론교육분과팀장의 사회로 명덕외고와 현대고가 맞붙었다.

탤런트 최진실씨의 죽음으로 강화 여부에 대해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찬성 측 명덕외고는 실명제가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증진시킨다는 논리를 통계자료와 함께 펼쳐나갔다.

반대 측 현대고는 차분한 태도로 익명 표현의 자유를 역설하며 이에 맞섰다.

토론 초반, 판세가 현대고 쪽으로 기울어져 아쉬움이 없지 않았으나 명덕외고 역시 막판 분전하는 모습을 보여줘 충분히 결승전다운 토론이었다.

동상을 수상한 선덕고 토론자 이영도 학생은 이번 대회에 대해 "토론자의 성숙한 자세, 지도교사들의 헌신적인 지원, 대회 주최 측의 열정적인 노력이 잘 버무려진 멋진 토론 축제"라고 말했다.

1차 토론에서 각 모둠의 사회자마다 토론 규칙이 다르고 2,3차전 진출 학교의 토론자가 1차 토론과정에서 여러 번 토론 방식에 대해 질문해 이에 대한 탈락 학교들의 불만이 있는 등 운영과정에서의 미숙한 점도 있었으나 1회란 걸 고려할 때 앞으로 많은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 3:3 CEDA방식이란 : 3명이 한 조로 찬반을 놓고 입론, 교차조사, 반박 세 가지 과정으로 진행되는 토론방식을 말한다.

하제영 생글생글 기자(선덕고 2년) hajy19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