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영입 전문경영인 많아…부문별 전문가 포진 '시너지 극대화'

STX그룹에는 강덕수 회장과 더불어 그룹의 성장을 이끄는 6명의 부회장이 있다. 강 회장의 경영철학을 각 사업 현장에서 직접 구현하는 야전사령관들이다. STX그룹은 역사가 짧은 만큼 외부에서 영입된 전문경영인이 많다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전문가들이 새로운 터전에 모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종철 부회장(55)은 그룹 지주회사인 ㈜STX와 STX팬오션 대표이사로 그룹의 해운과 무역 부문을 총괄한다. 범양상선 출신인 이 부회장은 STX그룹에 합류한 지 3년여 만에 실질적인 2인자로 인정받을 만큼 강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범양상선에 입사해 런던사무소장과 영업본부장을 거쳐 사장에 오른 해운업계 최고의 전문 경영인이다. 2004년부터 STX팬오션 대표이사를 맡으며 국내기업 첫 싱가포르 상장,LNG(액화천연가스) 운반사업 진출,해외영업망 확대 등 굵직한 경영성과를 일궈냈다. STX팬오션을 해운업계 1위를 넘보는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STX그룹의 조선·기계·플랜트 부문에는 3명의 엔지니어 출신 부회장이 포진해 있다. 197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조선업 외길을 걸어온 장원갑 부회장(63)은 한국이 세계 1위 조선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것을 현장에서 지켜본 산증인이다. 장 부회장은 1997년부터 STX조선(당시 대동조선) 사장을 역임하며 부도에 직면해 있던 회사를 정상화시켰다. STX조선이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각종 신공법을 개발해 STX조선의 도크 회전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올해부터는 플랜트 사업을 총괄하며 STX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김대두 엔진기술부문 총괄 부회장(61)은 ㈜STX와 STX중공업 사장을 거친 그룹 내 최고 엔진 전문가다. STX그룹이 연간 700만 마력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는 세계적 엔진 메이커로 자리매김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올해부터 엔진기술부문을 맡고 있으며 조선업 호황과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STX엔진과 STX중공업의 해외 신시장 개척과 핵심기술 국산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인성 조선부문총괄 부회장(59)은 33년 경력의 정통 '조선맨'이다.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조선해양 영업본부장과 지원본부장,조선소장 등을 두루 거쳤다. 올해 1월 STX와 인연을 맺은 이 부회장은 아커야즈 인수와 중국 다롄조선소 본격 가동을 계기로 STX조선의 글로벌화를 이끌어 가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에너지사업을 총괄하는 이상옥 부회장은 재무통에서 자원개발 전문가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다. ㈜STX 대표이사 시절에는 기업 인수·합병(M&A)을 이끌었고 STX에너지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태양광 사업 추진,발전플랜트 수주,해외유전 개발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명기 STX건설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강덕수 회장을 보좌해온 핵심 경영진으로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다. 1980년 쌍용중공업 입사 이후 줄곧 강 회장 가까이에 있었다. 2005년부터 STX건설 대표이사를 맡아 왔으며 중국 다롄조선소를 조선해양부문 종합생산기지로 일궈내는데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STX그룹 계열사 사장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김대유 STX팬오션 사장은 '무역맨'에서 '해운맨'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1981년 ㈜쌍용에 입사해 2003년 STX그룹에 합류했다. 탄탄한 어학실력이 강점이다.

정광석 STX대련 총괄은 대한조선공사 입사 후 30여년간 선박 설계와 생산관리 등을 담당해 온 조선 분야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다.

STX그룹 사장단 중 유일한 어문계열 출신(한국외대 불문과)인 이강식 STX중공업 사장은 따뜻한 인간미로 직원들을 독려하며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는 평이다. 해군 장교 출신인 김강수 STX조선 사장은 엄격함과 자상함을 두루 갖춘 '현장 밀착형 CEO'로 인정받고 있다.

경북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송우익 STX엔파코 사장은 전형적인 기획관리통으로 엔진부품 시장에서 STX가 약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홍경진 STX에너지 사장은 경영분석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유명하다. 범양상선 출신으로 올해 STX에너지를 맡아 에너지 분야 신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올해 STX건설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국현 사장은 30년 이상의 현장 경험을 자랑하는 그룹 내 대표적인 건설통이다. 쌍용건설 재직시 28세부터 해외지사 생활을 시작,요르단 싱가포르 브루나이 괌 등의 해외건설 현장을 두루 누볐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