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대학교 2009학년도 논술고사의 특징

2009학년도 입시는 교육부의 '논술가이드라인'이 폐지되고,각 대학의 자율성이 강화되었다는 특징을 가진다.

중앙대학교에서도 '논술 가이드북'에서 이를 밝히며,대학별 모의 논술이 전년도에 비해 난이도가 상향 조정되었으며 지식기반형 문제가 우세하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는 통합형 논술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것이며,통합형 문제를 출제하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통합형 논술의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중앙대학교가 발표한 [논술 가이드북]을 꼼꼼하게 분석하고,이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

중앙대학교는 수시 2-2에서만 논술고사를 치르며,총 621명을 학생부 40%,논술 60%를 일괄 합산하는 방식으로 선발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2개 영역 2등급 이상이다.

시험 시간은 2시간이며 총 분량은 1600자 내외다.

인문계에서는 언어, 사회영역이 통합된 3~4개의 제시문에 300자,500자,700자형 3문항이 출제될 예정이다.

제시문은 교과서,고전,여러 영역의 교과지식이 통합적으로 연결되며,인문사회 영역의 지문과 자연과학 영역의 지문을 통합하여 제시한다.

이를 통해 통합적 사고,비판적·논리적 추론능력을 주되게 평가하고자 하며 그래프나 도표 등을 제시문을 토대로 해석하는 자료 해석형 문제도 출제할 예정이라고 한다.

따라서 논리적인 사고능력을 바탕으로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자연계에서는 공통과학 수준의 제시문과 수리,과학적 개념을 활용한 해석형 문제가 출제될 예정이다.

또한 문항마다 배점이 다르고 분량에서도 몇 자 이상이냐에 따라 감점 점수를 명확하게 정하고 있기 때문에 형식적인 면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 제시문 분석 및 논술 방향

[제시문 분석]

제시문 (가)는 시민참여의 네트워크가 보다 넓은 범위의 협력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공동체의 사회적 자본 형성에서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친족이나 친밀한 우정관계로 형성된 강력한 개인 간의 유대보다 2차적 집단에서의 약한 유대가 공동체의 응집력을 유지하고 집단행동을 지속시키는 데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제시문 (나)는 제도에 대한 신뢰가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하다고 말한다.

제도에 대한 낮은 신뢰는 사적인 연줄망을 발생시키고,이러한 사적 신뢰는 제도 신뢰의 공백을 메운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적 신뢰는 제도에 대한 낮은 신뢰와 마피아의 번영과 같은 악순환을 가져올 뿐이므로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제시문 (다)는 가상 공동체에 대한 설명이다.

가상 공동체는 약한 유대에 근거하고 고도로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실질적인 개인 간의 사회적 네트워크다.

또한 다중의 멤버십을 허용하며 고립되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연계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제시문 (라)는 재벌 조직의 병폐로 이해되던 혈연과 학연이 벤처 기업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한국적 인간 관계와 사회적 신뢰의 기초가 되는 혈연,지연,학연이 친밀함을 가져오고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소수의 집단에 장점으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제시문 (마)는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의 일부인데,주인공은 주변에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그 누구에게서도 인간의 온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고독을 느낀 구보씨는 역동적인 군중들 속에서 고독을 피하고자 하지만,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자신의 일에만 열중할 뿐이다.

구보씨는 남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딱하고 가엽다고 생각한다.

제시문 (바)에는 사회적 자본의 기본 요소인 신뢰성,진실성,연대성,개방성과 국가별 인적 네트워크 활용도,사회 부패성 점수를 제시하고 있는 도표들이 나와 있다.

다른 국가에 비해 신뢰성이 높은 편에 속하는 A와 C국가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인적 네트워크 활용도가 높게 나타난다.

반면에 신뢰성이 낮은 편에 속하는 B와 E국가는 인적 네트워크 활용도에서 '전혀 활용하지 않음'이 높게 나타나 있다.

한편 신뢰성이 중간적인 수치를 보이는 D와 F국가는 인적 네트워크 활용도에 있어서도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진실성도 신뢰성과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연대성과 개방성은 국가별 점수 차가 크지 않고,이를 통해 인적 네트워크 활용도와의 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

[논제분석 및 논술방향]

[문제 1]

문제 1에서는 (가)~(라)의 논제를 모두 포함한 요약문을 작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네 제시문을 정확하게 읽고,각 제시문의 논지를 통합적으로 파악하여 요약 정리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문제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유의사항'에서 제시문의 내용을 한 문장 이상 그대로 옮기면 감점이라고 밝히고 있으므로,제시문의 논지를 자신의 언어와 표현으로 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시문들은 모두 '네트워크와 신뢰'에 관한 글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네트워크의 종류에 따른 신뢰의 형성과 네트워크에 대한 신뢰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와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를 구분하여 정리하면 되겠다.

[문제 2]

문제 2에서는 제시문 (마)의 주인공이 느끼는 고독감을 극복하기 위해 주인공과 우리 사회가 각각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지를 제시문 전체의 맥락을 참조하여 서술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인공(개인)의 노력과 사회적 차원에서의 노력을 모두 서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제시문 전체의 맥락을 참조해야 하기 때문에 강력한 유대와 약한 유대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시문 (마)의 구보가 느끼는 '군중 속의 고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제도에 대한 신뢰가 낮은 사회에서는 불가능하므로 사회적으로 공동체의 협력을 촉진시키는 시민 참여나 가상 공동체와 같은 약한 유대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혈연,지연,학연과 같은 강력한 유대는 사회적 신뢰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문제 3]

문제 3은 제시문 (나)의 필자의 논점으로 제시문 (라)의 주장을 평가하는 문제다.

제시문 (나)의 필자는 사적 연결망이 발생하는 원인을 제도에 대한 신뢰의 부족이라고 보며, 이로 인한 사적 신뢰는 마피아의 번영과 같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제시문 (라)는 혈연,지연,학연과 같은 사적 네트워크가 사회적 신뢰의 기초이며,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가능하게 하며 벤처 기업의 성장에 긍정적인 기능을 담당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네트워크의 기능에 대한 상반된 관점을 비교한 후 평가해야 하는데,평가하는 주체가 제시문 (나)의 필자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벤처 기업에만 이익이 되는 사적 네트워크는 족벌 경영을 하는 재벌 조직을 비판하는 것과 같이 부정적인 결과만 초래할 뿐이므로,사적 네트워크로 인한 이익이 벤처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 차원에서도 이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할 때에 의미가 있다는 식으로 서술하면 되겠다.

[문제 4]

문제 4는 자료 해석형 문제인데,4-1과 4-2로 구분되어 출제되었다.

(4-1)은 표 1과 표 2를 연결해서 그 관계를 해설하는 문제다.

사회적 자본의 4대 기본 요소와 인적 네트워크 활용도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것인데,결론부터 말하자면 신뢰성과 진실성이 높은 국가일수록 인적 네트워크 활용도가 높게 나타나며,연대성과 개방성은 이와 관계가 없다.

이는 그 자체로 도표를 해석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도표를 제대로 읽어 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제시문 분석 내용과 같음)

(4-2)는 사회 부패성 점수가 50점이라고 가정할 때 이 나라의 인적 네트워크 활용도 점수가 어떻게 되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도표 3에 있는 통계 수치를 해석하고,두 변수 사이의 관계를 추론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한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도출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것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지식 암기 능력보다는 문제 해결 능력을 중시하는 통합논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별 국가의 사회 부패성 점수를 X변수, 인적 네트워크 활용도 점수를 Y변수라고 보고 이를 그래프로 그려보면,두 변수는 부적인 관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두 변수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수식은 Y=aX+b다.

기울기 a의 값은 H국가의 사회 부패성 점수에서 G국가의 사회 부패성 점수를 뺀 값을 H국가의 인적 네트워크 활용도 점수에서 G국가의 인적 네트워크 활용도 점수를 뺀 값으로 나누어 도출한다.

따라서 a=(52-87)/(78-48)=-1이다. 또한 b는 기울기 값과 평균값을 대입하여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62=(-1)(73)+b이므로 b=135가 나온다.

이렇게 도출된 a와 b의 값을 사회 부패성 점수와 인적 네트워크 활용도 점수를 설명하는 수식에 적용하면, Y=-1X+135이다.

여기에 사회 부패성 점수 50을 대입하면 W국가의 인적 네트워크 활용도 점수 Y=-50+135=85임을 추정할 수 있다.

김은희 S·논술 선임연구원 lov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