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시범에서부터 직원들을 위해 노래 부르기,웨이터로 변신하기….'

은행장들이 '망가지고'있다. 근엄한 자세로 무게를 잡던 은행장들이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직원들에게 살갑게 다가서려 노력하고 있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최근 부행장급 임원 22명과 함께 본점 강당에서 열린 직원체조 시연회에 참석해 직접 시범을 보였다. 이 행장은 "같이 배워봅시다"라면서 예정에 없이 19개 체조 동작을 직접 따라하며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하도록 전 직원에게 전파하라"고 권유했다. 또 직원들에게 "직접 통화하기를 원한다면 '편리한 시간에 연락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문자 메시지를 내게 보내라"고 주문하고 직원들과 함께 스마일 교육을 받는 등 스스럼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지난 16일 본점 팀장급 이상 400여명의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이크를 뽑았다. 신 행장은 이날 본점 20층 사내식당에서 직원들을 격려하는 저녁 모임을 갖고 20여개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소주잔을 채운 뒤 즐겨부르는 유행가 '내일이 찾아와도'를 불렀다. 이날 모임은 예정시간을 훌쩍 넘긴 2시간30여분간 이어졌다. 신 행장은 지난 1월 모자와 앞치마를 두르고 직원들에게 직접 밥을 퍼주기도 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최근 노사화합을 위한 이벤트 모임에서 웨이터 복장을 하고 서비스에 나서는 깜짝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 3월 취임한 김 행장은 '펀(Fun)경영'을 주창하면서 은행장실 명칭을 'Joy Together'로 바꾸고 직원들의 생일이면 직접 쓴 카드를 보내주는 등 친근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