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붕어빵 TV연예오락프로그램…"그 나물에 그 밥"
현재 국내 지상파 3사에서 방송되는 연예오락 프로그램은 일주일에 약 70개가 넘는다.

그러나 그 진행 방법이나 코너,출연진 등에 전혀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채널을 따로 확인하지 않는다면 어느 채널의 프로그램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고 동일한 출연자가 각기 다른 채널에 동 시간대에 출연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주말 황금 시간대를 장식하는 MBC <무한도전>,KBS <1박 2일>은 진행 방식은 물론 6명의 남자 연예인이 출연한다는 설정까지 동일하다.

얼마 전 이들의 대결 구도에 SBS가 가세했다.

SBS <패밀리가 떴다>는 '나름대로' 차별화를 위해 출연진을 남녀 혼성 6명으로 구성하고 제작 의도도 달리 설정했다.

그러나 이는 눈 가리고 아웅 식에 지나지 않는다.

세 프로그램 모두 '리얼 버라이어티'를 추구한다는 명목하에 동질화되어 가고 있다.

타사 인기 프로그램 따라하기는 케이블TV의 경우 더 심각하다.

케이블TV 'MBC 드라마넷'은 아예 6명의 여성들로 구성된 <무한 걸스>를 내보낸다.

또 다른 케이블TV인 'Comedy TV'의 <기막힌 외출>은 6명의 개그 맨들이 개그 아이템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렸다.

<무한도전>과 동일한 형식이다.

국내 연예오락 프로그램의 모방 및 표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4년 SBS에서 방영된 <특명 아빠의 도전>에 대해 당시 일본 TBS 방송사는 정식으로 표절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창의성과 독창성이 결여된 획일화된 연예오락 프로그램은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을 박탈한다.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중요한 동기 중 하나가 오락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연예오락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기본 목적을 가진다.

그러나 동일화된 연예오락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식상함만을 줄 뿐이다.

서울 중앙고등학교 2학년 박모군(17)은 "<무한도전>이 <1박 2일>을 낳았고,<1박 2일>은 <패밀리가 떴다>를 낳았죠.

형식이나 진행 방식에 있어서 유사점이 많잖아요.

<무한도전>에 나오는 유재석씨가 <패밀리가 떴다>에도 출연하는 것은 웬 모순일까요"라고 말한다.

박군의 지적처럼 인기 스타의 '겹치기 출연'도 프로그램을 획일화시키는 요소이다.

인기 MC들은 적어도 3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진행 스타일을 봐야 한다.

MC들은 프로그램 색깔을 분명히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지만,시청자로서는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느낌뿐이다.

게스트들의 겹치기 출연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난 4월14일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MBC <놀러와>와 SBS <8 대 1>에는 가수 옥주현씨가 겹치기 출연했다.

채널을 돌려도 똑같은 출연자가 나와 비슷한 내용의 신변잡기적인 내용을 늘어놓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심지어 주말 방송 3사 연예 버라이어티쇼에 동시 출연하는 사례도 있었다.

지나친 모방과 표절로 인한 연예오락 프로그램의 획일화는 시청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리는 행위이다.

SBS는 지난달 25일 7월 초부터 가상 결혼 버라이어티 <잘살아 봅시다>(가제)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가 생각난다.

연예인 부부 설정이 일반인-연예인 가상 커플로 바뀌었지만 가상 결혼 체험을 한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우리 결혼했어요>와 맥을 같이한다.

단순한 모방에 그칠지,한 발짝 더 나아간 '창조'를 보여줄지 우려와 기대의 만감이 교차한다.

이다솔 생글기자(민족사관고 3년) dasol-l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