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자발적인 소비자운동 처벌은 정치 탄압"

반 "광고중단 협박 행위는 범죄나 다름없어"

일부 네티즌의 특정 신문 광고주들을 상대로 한 광고 중단 강요행위의 위법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신문협회는 "네티즌의 이러한 행위는 사이버 공간을 악용하는 교묘한 광고 탄압이자 우리 사회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틀을 뒤흔드는 불법행위"라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놨다.

전경련 등 경제5단체와 한국광고주협회도 인터넷 포털 등에 비슷한 요구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네티즌의 광고 중단 요구는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이라며 "이를 수사하고 단속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정치적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또한 특정 신문에 대한 광고불매운동은 단속대상이 될 수 없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물론 인터넷 공간을 통한 자유로운 의사소통은 마땅히 보장돼야 한다.

문제는 일부 네티즌의 행위가 광고주에 대한 비난 전화 공세,루머 퍼뜨리기, 욕설 등 이른바 '사이버 테러'로 변질되는 등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 영업활동의 근간을 이루는 광고행위에 대해 특정매체를 이용했다 해서 광고 중단을 강요하거나 해당 회사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행위까지 과연 용인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 네티즌 등, "소비자 운동을 단속하겠다는 것은 정치적 탄압"

일부 네티즌 쪽에서는 "소비자는 스스로 소비행태를 결정할 권리가 있을 뿐 아니라 자기 선택의 정당성을 다양한 의사표현 수단을 사용하여 널리 알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도록 설득할 권리도 있다"며 "네티즌의 광고 중단 요구는 개개인의 자발적 의사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난 소비자 운동"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특정 신문과 이들 신문에 광고를 싣는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 역시 소비자의 정당한 선택권의 행사라고 덧붙인다.

한마디로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검찰이 수사하고 단속하겠다는 것은 정치적 탄압이라는 얘기다.

민변 측도 광고불매운동은 소비자 주권과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장되는 정당한 행위이므로 업무방해죄나 명예훼손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광고불매운동과 관련해 광범위한 자유가 보장되며 불매운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고 지적한다.

⊙ 신문협회 등, "광고주 협박은 반소비자운동이자 반사회적 범죄"

이에 대해 신문협회 등에서는 특정 신문 광고주에 대한 협박은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반(反)소비자 운동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소비자에게 상품과 서비스 정보를 제공하는 광고행위를 방해하는 것은 소비자의 이익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특히 광고는 기업의 필수적인 마케팅 전략이자 경영활동의 중요한 부분인 만큼 기업의 자유로운 광고매체 선택을 방해하는 것은 시장질서의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불법행위라고 주장한다.

소비자에게 제품 선택의 자유가 중요하듯,기업에도 광고할 매체를 선택할 수 있는 '광고의 자유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논리다.

한마디로 정치적 이유로 기업에 광고 매체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소비자 운동이 아니며 폭력이자,범죄라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의 익명성을 악용해 광고주를 조직적으로 협박하는 수준을 넘어 언론재편이나 정권퇴진을 꾀하는 것은 중대한 반 사회적 범죄라고 지적한다.

⊙ 실명제 대상 사이트 확대하고 포털 처벌규정 대폭 강화해야

광고주들을 상대로 한 네티즌의 광고 중단 강요행위는 기업의 광고할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물론 언론산업 전반에 걸쳐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수 있다는 점에서 염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유로운 논조에 폭력의 입김이 스며들 소지가 커짐으로써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게 뻔한 까닭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이버 공간이 신문의 자유로운 언론활동을 저해하고 기업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장애물로 전락할지도 모를 형편이다.

기업의 필수적 핵심적 마케팅 수단인 광고를 못하게 해 피해를 입히고 사이버 테러수준으로 정상적 영업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자유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법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네티즌의 광고주 협박은 소비자운동이나 표현의 자유라는 말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얘기다.

정부가 관련 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주요 언론사의 광고주를 상대로 일부 세력들이 벌이고 있는 광고 중단 협박행위가 소비자 운동을 벗어나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양상을 드러내고 있어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사이버 테러행위는 인터넷 익명성과 포털의 책임의식 결여에도 원인이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실명제 대상 사이트를 확대하고 포털에 대한 처벌규정을 대폭 강화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imks5@hankyung.com


<용어풀이>

◆사이버 테러(cyberterror) = 정보통신기술 발전과 인터넷 확산으로 유비쿼터스 환경이 조성되면서 새롭게 등장한 것으로,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폭력행위를 말한다.

특정한 정치·사회적 목적을 가진 개인이나 테러집단,적성국 등이 해킹·컴퓨터 바이러스 유포 등을 통해 주요 정보기반 시설을 오동작·파괴하거나 마비시킴으로써 사회적 혼란을 유발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이다.

◆인터넷 실명제 = 인터넷 이용자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가 확인되어야만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있는 제도. 인터넷의 역기능을 해소함으로써 사이버 세계의 신뢰를 높이고,책임 있는 글쓰기를 통해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것으로,2004년 3월 12일 개정 공포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 처음으로 규정됐다.

2007년 7월부터 하루 방문자 수가 20만~30만명이 넘는 언론사와 포털사이트에만 '인터넷 실명제'를 적용하는 이른바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실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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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6월25일자 A1면>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국가 정체성에 도전하는 시위나 불법 폭력시위는 (평화 촛불집회와) 엄격히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일부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시위는 정부 정책을 돌아보고 보완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으나 불법 폭력시위는 이와 다르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간의 평화적 촛불시위와 최근 이익단체들이 가담한 반정부·반체제 성격의 폭력시위를 엄격하게 구분,앞으로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공권력을 동원해 엄중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도 국무회의에서 네티즌들의 광고 불매 운동과 관련,"일부 네티즌들의 신문 광고물 압박은 광고주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러한 위해 환경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보고했다.

김 장관은 "(네티즌들의) 인터넷 전화 공격,주가 하락 및 불매 운동 협박,여행사 예약 취소 등으로 대기업 및 영세한 중소기업,여행사까지 피해를 입는 등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특히 "앞으로 불법시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대처하겠다"며 "가능한 한 시청 앞에 무질서하게 쳐 있는 천막시설도 철거하도록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한국경제신문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