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은 반드시 정착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북핵문제도 순조롭게 풀릴겁니다."

지난주 광주에서 만난 글래프 이바센초프 주한 러시아대사는 향후 동북아가 세계를 움직이는 새로운 중심무대로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광주여대에서 '한국과 러시아의 우호관계'를 주제로 특강을 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

"시베리아를 포함한 동북아는 고도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러시아의 성장판을 더욱 굳건히 다지는 미래자산이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동북아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입니다." 러시아 국토의 41%(700만㎢)를 차지하고 있는 시베리아ㆍ극동지역 개발은 한ㆍ러 양국의 공동번영을 실현시킬 공통분모라는 그는 "그래서 양국 간 협력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바센초프 대사는 현재 이 지역에서 한국가스공사와 러시아 국영에너지회사가 올해부터 20년간 매년 150만t의 천연가스를 한국에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극동~한국 간 가스파이프라인 구축사업,캄차카반도 공동 에너지 개발사업 등 경제협력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가 함께 개발하고 있는 나진항을 한국 기업들이 이용하면 현재 한국~유럽 간 물동량의 10~15% 정도를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ㆍ러 양국의 교역량은 지난해 150억달러로 매년 150%씩 증가하고 있다.

이바센초프 대사는 앞으로 에너지와 자동차 등의 공동프로젝트를 통해 교역규모가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LG전자 삼성전자 롯데제과 신창건설 등이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생산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15개 부품업체도 공장을 건립 중이다.

"새로 출범한 메드베데프 정부는 경제개발을 전면에 내세우고 정부 기능의 민간이양 등을 추진 중입니다."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과 러시아는 닮은 점이 많아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이바센초프 대사는 우주 항공 등이 유망한 교류 분야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8일 한국의 역사적인 우주비행에 러시아가 기여했으며 오는 12월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우주기지에서 양국이 위성발사체를 발사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고도성장으로 물가가 치솟고 빈부격차가 심화돼 향후 러시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지적에 대해선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2020년까지 장기경제발전계획을 수립해 에너지로부터 얻어진 수익을 자동차 항공기 철강 등 전통산업과 통신산업,극동 시베리아개발 등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핵문제와 관련,"북한이 2006년 10월 핵실험을 한 곳은 러시아 국경에서 불과 177㎞ 떨어진 곳"이라며 "러시아는 이런 위험한 행위가 반복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2005년 한국에 부임한 이바센초프 대사는 한국영화와 전통문화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틈날 때마다 지방까지 누비고 다니며 한국문화와 언어를 배우려고 힘쓰고 있다.

스포츠 마니아인 그는 스포츠 외교에도 적극적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푸틴 총리와 같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인 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도 친분이 두터워 모스크바 외교부의 '성골'이란 평을 듣고 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