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택 전 체육회장이 3년여 만에 국내 스포츠계 수장으로 복귀했다.

이연택 전 체육회장은 26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벌어진 제36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결선투표를 벌인 끝에 총 53표 중 33표를 획득, 19표를 얻은 이승국 한국체대 총장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새 회장에 당선됐다.

무효는 1표였다.

앞서 1차 투표에서는 이연택 회장이 26표, 이승국 총장이 16표, 김정행 용인대 총장이 9표를 각각 획득해 상위 1,2위 득표자가 결선 투표를 벌였다.

이에 따라 이연택 신임 회장은 2009년 2월까지 대한체육회를 이끌게 됐다.

이연택 회장은 또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총회에서도 `위원장은 대한체육회장을 추천 선임한다'는 KOC 규정 제9조에 따라 위원장으로 선출돼 국제무대에서 한국 스포츠를 대표하게 됐다.

1920년 조선체육회(대한체육회의 전신)가 출범한 뒤 2번 이상 재임한 역대 회장은 신홍우(7대,15대), 유억겸(8대,10대,12대), 김운용(31대,32대,33대) 회장에 이어 4번째이며 1989년 체육회장이 임명직이 아닌 선출직으로 바뀐 이후에는 이연택 회장이 연임이 아닌 복귀에 성공한 첫번째 수장이다.

1990년대 총무처 장관과 노동부 장관을 지낸 이 회장은 국민체육공단 이사장과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 공동조직위원장, 제34대 대한체육회장 등을 두루 거치며 체육계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지난 2002년 제35대 체육회장 선거 과정에서 토지를 헐값에 매입한 혐의가 불거져 김정길 전 회장에 패한 뒤 유죄를 선고받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지난 1월1일 사면.복권된 이연택 회장은 김정길 전 회장이 정부와 마찰 속에 중도사퇴하자 과도기 체육행정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자임하며 재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이번 선거를 앞두고 대다수 체육인들은 팽팽한 3파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재임 시절 산하 경기단체장들과 끈끈한 인연을 맺었던 이 회장이 예상을 뒤엎고 큰 표차로 재당선, 주목을 끌었다.

상당수 대의원들은 차기 회장 임기가 9개월에 불과하지만 베이징올림픽과 체육계 구조조정 등 산적할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연택 회장의 풍부한 경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선 결과가 발표된 뒤 "마지막 봉사한다는 심정으로 9개월간 체육회를 잘 이끈 뒤 후배 지도자에게 체육회를 넘겨주는데 온 몸을 다하겠다"고 말한 이연택 회장은 "자주와 자유, 자생의 토대를 마련해 체육인인 것이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느낄 수 있도록 체육회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체육회도 이제 자주와 자율, 자립, 자생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고 강조한 뒤 "정부 보조금이나 기부금에 끌려다니기 보다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통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을 진두지휘한 이연택 회장은 8월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태극전사들을 이끌게 되는 등 과도기 체육행정을 관장하게 된다.

제36대 체육회장은 잔여임기가 내년 2월까지이며 급여는 지급되지는 않고 일정액의 활동비만 지급받는 무보수, 명예직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이충원 기자 shoeless@yna.co.kr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