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국제 곡물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제분업체들이 밀가루 값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곡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업체들은 오히려 가격을 올리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한번 올라가면 내려가는 법이 없는 밀가루값, 결국 서민들을 울리고 있습니다. 보도에 유미혜 기자입니다. 영등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한모씨는 치솟는 밀가루값 때문에 인건비 조차 나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합니다. 영등포 ㅎ 베이커리 운영 "밀가루 값이 너무 뛰니까 그런다고 빵값을 같이 올릴수는 없잖아요. 빵값이 비싸면 비싼만큼 소비자들에게는 자꾸 외면만 당하고 그러다보니까 힘든면이 많아요" 최근 두달간 이 부근 개인 제과점 6곳이 문을 닫았다며 실제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은 밀가루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중국집도 마찬가지. 영등포 ㅍ 중국집 운영 "매일 사용할 때마다 올라요, 장사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여름에는 더 오른다고 하는데 장사를 계속 해야 하는지 가격을 올려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손님들이 그걸 다 이해해주시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장사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밀가루값의 거침없는 상승은 지난해말 부터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12월 동아제분, 대한제분, CJ제일제당 등 국내 주요 제분업체들이 일제히 밀가루 출고가를 올렸습니다. 당시 평균 24~34% 를 올려 당분간 인상을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불과 네달만에 동아제분이 밀가루 가격을 17~28% 올린데 이어 나흘뒤 CJ제일제당까지 최고 26%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5월 들어서는 곰표 밀가루'로 알려진 대한제분도 20%대를 추가로 올리며 인상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오르고 또 오르는 밀가루값은 결국 지난해 중순과 비교해 50% 이상 급등하며 라면 등 주요 생필품 가격을 올리는 밀가루발 도미노 물가상승을 불러왔습니다. 이같은 밀가루값 인상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국제곡물가 급등에 따른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며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동아제분 관계자 "우리도 굉장히 힘들어 죽겠어요. 제2식량인데 우리도 50년 이상 운영을 해왔지만 우리가 폭리 취한건 전혀 없습니다." 실제 2007년말 부셀당 8천612원이었던 국제곡물가는 올해 3월 1만779원까지 뛰면서 가격인상은 어쩔수 없는 분위기로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4월부터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4월 국제 밀가격이 3월과 비교해 26%,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12%나 하락했지만 제분업계가 또 다시 인상을 단행한 것입니다. 특히 인상률도 연초 곡물가가 급등할 때와 동일한 수준인 20%대를 유지하면서 정당한인상인지 의혹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정수 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국제원맥가격도 많이 상승을 했지만 4월 시카고선물거래소 가격을 조사한 결과 2007년 말보다 12% 가량 떨어졌다. 그런데도 밀가루값은 4월 20일부터 시작해서 대부분의 제분업체가 인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입장에서 보면 과다한 인상이라는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 " 이에대해 제분업계는 국제곡물가격이 바로 연동되는 것이 아니며 3~4개월 후에 적용돼 당장 가격에는 반영할 수 없다고 이유를 댔습니다. 그렇다면 4~5개월 후에는 밀가루값을 내리는 것일까. 대한제분 관계자 "그때가서 원가를 계산해보고 내려가는 요인이 있으면 당연히 내려야죠" 동아제분 관계자 "4/4분기는 미국에서 신곡이 나오는 시점인데 11~12월에 사용할 수 있어요. 그 부분은 그 때 현물시세가 결정되요" 제분업계는 상황에 따라 가격을 낮춘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 밀가루값을 내린 적은 최근 2년간 한번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즉 올해말이 된다해도 환율이나 유가 등을 이유로 가격을 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이정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4월20일경 환율이 930원이라고 했을때 원맥가격을 환율요인을 감안해서 계산한 결과 6.5% 정도 인하가 됐다. 환율을 현재 1천원 이상인 1천100원으로 놓고 봤을때도 3.5~4% 정도는 원맥가격이 내렸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중국 지진을 핑계로 곡물가 추이와는 무관하게 또 다시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밀가루값 인상이 어쩔수 없는 조치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리한 상황만 발빠르게 반영한 가격인상으로 인해 소비자의 부담은 점점 커져만가고 있습니다. WOW-TV NEWS 유미혜입니다. 유미혜기자 mhy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