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스노이버 (하나USB자산운용대표 andreas.neuber@usb-hana.com)

서울에 정착한 뒤 나의 다음 과제는 한국말 배우기였다.

지금까지 여러 나라에서 살면서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것은 언제나 보람찬 일이었다.

그 나라 역사에 담긴 문화적,철학적 배경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글은 조선 제4대 임금 세종이 창제해 1446년에 반포됐다는 내용을 역사책에서 보았다.

이는 단테 알리게리가 '신곡'(La Divina Commedia)을 완성함으로써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하나의 통일된 언어가 주어진 후 110~120년밖에 지나지 않아서의 일이었다.

또 프랑스어가 공식어로 자리매김을 한 것이 1539년께 일이었고,독일어 또한 마틴 루터가 구약 및 신약성경 번역을 한 1522~1534년 기간에 만들어졌다.

한국어를 처음 접하면서 어려웠던 이유는 한국어가 '알타이어'여서 필자가 이제까지 배운 다른 언어들과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결국 아주 기초적인 쓰기와 말하기부터 시작해야 했다.

내가 당연히 영어로 말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상황에서 한국어로 말할 때마다 상대방은 정말 놀라는 표정이다.

작년 8월 회사 출범 행사에서 나는 개회사를 한국어로 발표했는데,청중이 전혀 알아듣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스크린에 한국어 자막을 넣기도 했다.

지금도 연사로 나설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한국어를 쓰려고 노력한다.

물론 회사 식구들과 친구들에 의하면,듣는 이들에게는 영어로 말할 때보다 한국말을 할 때가 더 괴롭다(?)고 하지만 말이다.

외국인들에게 한국말이 어려운 언어인지 독자 여러분이 궁금해하실 것 같다.

미국 국방언어교육원 자료를 소개한다.

"한국어에 관해 영어권의 학습자가 일상적인 대화를 구사하고 약간의 업무 관련 의사소통을 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습득하며 구체적인 주제에 대해 과거,현재,미래형으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데 63주의 시간이 요구된다.

"참고로 프랑스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 및 이탈리아어의 경우 25주가 걸린다고 한다.

빠듯한 일정 가운데 마음만 앞서기도 하지만 그래도 부지런히 한국어를 배워 나갈 것이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섬으로 이틀 동안 여행을 갔는데,필자에게 말을 거는 모든 사람에게 필자의 입에서 자연스레 한국말이 나오는 것이었다.

계속된 한국말 연습 덕분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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