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77)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3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퀘스트센터.한 주주가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느냐"고 물었다.

버핏은 대뜸 테이블 위의 사탕을 집어 들고 "시스캔디와 코카콜라를 먹기 때문"이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시스캔디(See's Candies)'는 벅셔해서웨이가 100% 소유한 자회사다.

코카콜라도 8.6%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는 농담을 하면서도 자회사와 투자회사를 주주들의 기억에 선명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다.

버핏은 벅셔해서웨이 자회사 상품 전시장에 들러 100% 지분을 가진 '데어리 퀸(Dairy Queen)'의 아이스크림을 먹는 등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온 몸을 던지다시피했다.

주총 다음 날엔 세계적인 보석가게인 '보셰임(Borsheim)'에 나타나 주주들과 어울려 카드게임을 했다.

주총기간인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그의 행동과 말은 온통 자회사와 연관됐다.

버핏은 따지고 보면 '재벌 총수'다.

벅셔해서웨이가 지분을 가진 자회사만 76개에 달한다.

종업원 23만명에 매출 2731억달러(2007년 기준)다.

삼성전자(자회사 포함 980억달러)의 세 배에 육박한다.

보험사 신발회사 철도회사 캔디회사 건설회사 등 없는 게 없다.

완전 '문어발'이다.

자회사 대부분은 실적이 좋다.

작년 순이익은 총 132억달러로 전년보다 20%나 늘었다.

좋은 기업을 사들인 것이 비결이다.

하지만 이런 기업들을 직접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 버핏의 능력이 없었다면 꾸준한 실적 호전은 불가능하다.

CEO인 버핏은 이번 주총에서 비결의 일부를 털어놨다.

다름 아닌 '사람'이다.

그는 "돈보다는 일에 대한 열정(passion)이 있는 사람을 고른다"며 "그들의 눈에서 열정을 읽고 그들이 열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임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들에게 자회사 경영을 모두 맡긴 채 구체적 경영목표를 주거나 경영실적을 보고하도록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쉬운 말로 열정을 가진 사람에 의한 자율경영이 비결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보면 버핏은 투자의 귀재이자 '경영의 귀재'이기도 하다.

오마하(네브래스카)=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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