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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내에서 승용차를 타고 언양 쪽으로 25분쯤 달리다 보면 아늑한 분지가 나온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연리. 평범한 농촌지역이었던 이곳에는 작년 11월1일부터 덤프트럭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태암개발(대표 문인식 www.taeam.com)이 반연리 일대 102만8200㎡ 부지에 울산과학기술대학을 짓기 위해 토목공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2500억원이 투입된 울산과학기술대학 신축사업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대학시설 일부가 아닌 전체를 BTL(임대형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워낙 사업규모가 커서 컨소시엄 구성부터 수주까지 경쟁이 치열했는데,이 회사와 현대건설 외 10개 시공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태암개발은 기초부지조성공사부터 완공까지 토목공사를 도맡아 수행한다.

문연준 부사장(사진)은 "울산과기대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인재양성의 사관학교가 될 수 있도록 좋은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토목기술 및 시공품질을 인정받아 대규모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984년 삼성개발로 출발한 ㈜태암개발은 이번 대규모 BTL 사업을 통해 글로벌 성장 드라이브인 'VISION 2010'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포석이다.

VISION 2010은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해 2010년까지 세계 각 지역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이 회사 문연준 부사장은 해외 교두보 확보를 위해 베트남,카타르,우즈베키스탄 진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고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육성과 기술력 확보는 몇 년 전부터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기술력 측면에서 ㈜태암개발은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내 '누리꿈스퀘어' 신축공사 현장에서 지하연속벽공법과 역순환굴착공법(RCD) 및 내부굴착말뚝공법(PRD)을 완벽하게 선보였다.

또 톱다운(Top Down) 공법 중 하나인 무지보역타공법(BRD)을 일찌감치 도입해 공사현장에 적용하는 등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동종업계에 각인 시켜왔다.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부서별로 자체 어학교육을 실시하는 한편,지속적인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또 성과에 따른 연봉 및 직급체계를 구축하고 세심한 복지혜택을 마련하는 등 일한 만큼 보상을 받는 환경을 조성했다.

문 부사장은 "직원들에게 자율적인 사고와 창조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담당자에게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줘 일에 대한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공의 완성도와 현장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 회사는 전 현장에 건설사업관리시스템(PMIS)과 노무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본사와 현장 간의 전산화로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궁극적으로 공사기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얻고 있다.

토공사,철근콘크리트,상하수도공사,포장공사 등 전 분야에서 ISO9002(국제품질) 인증을 받았고 ISO9001(품질경영시스템)과 ISO14001(환경경영체제)도 획득해 공사품질에 신뢰성을 향상시킨 것도 돋보인다.

이처럼 경영체질을 지속적으로 담금질한 ㈜태암개발은 불황에도 연이은 공사수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재 수자원공사에서 발주한 국책사업인 성덕다목적댐 건설을 비롯해 탕정 삼성전자 LCD 공장,용인동천택지공사,미아6구역 재개발 공사,성균관대학교 국제관 신축공사 등 국내 21개 현장에서 토목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 부사장은 "저가의 공사를 다수 수주하기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공사만 수주해 내실을 꾀하고 있다"며 "세계시장에서 대기업 못지않은 역량을 발휘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견ㆍ중소건설 업체의 벤치마킹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