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 냄비에는 큼지막한 돼지 뼈가 그득하지만 정작 감자는 몇 개 없다.

왜 감자탕에 감자가 별로 없을까.

감자탕의 '감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식물이 아니다.

김철진 행복추풍령감자탕 홍보실장은 "감자는 돼지 등뼈 사이에 붙어 있는 노란 색깔의 고기 부분을 가리키는 것"이라며 "색깔이 삶은 감자와 비슷해 그렇게 부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감자탕의 유래에 대한 정확한 문헌 기록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바돔감자탕 관계자는 "구한말 경인선 공사에 투입된 노동자들이 돼지 뼈를 우려낸 국물 음식을 자주 먹어 유명해졌다는 게 정설"이라고 말했다.

갈매기살도 돼지고기 부위라는 것은 대개 알지만,본래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박숙희 편저,책이있는마을)에 따르면 갈매기살은 돼지 '간막이살',즉 횡경막과 간 사이에 붙어 있는 살점을 뜻한다.

간을 막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뱃속을 가로로 막고 있다고 해서 '가로막이살'이라고도 부른다.

간막이살 혹은 가로막이살이 갈매기살로 발음이 전이된 것이다.

이 밖에 흔히 '머릿고기'(首肉)나 '물에 삶은 고기'(水肉)라고 알고 있는 수육은 '숙육'(熟肉.푹 익힌 고기)이,제육볶음은 원래 돼지고기를 뜻하는 저육(猪肉)이 발음 편의상 변형된 것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