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종에 대한 주가가 급락하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업계에선 최근 제기된 문제들을 어떻게 보고 전망하는지 조선산업을 출입하는 김성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조선업종 주가가 거의 반 토막이 난 상황입니다. 최근의 주가 급락에 대해 업계에선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업계는 경영환경이나 수주실적보다는 외부 요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서브프라임 사태 등 미국발 금융위기로 외국인들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조선 빅3 뿐 아니라 STX조선과 한진중공업 등 대부분의 조선사들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대부분 4년치 일감을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선별수주만 하고 있어 경영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이 470여척에 590억달러의 수주잔량이 남아 있고 삼성중공업 역시 225척에 410억달러, 대우조선해양이 230척에 400억달러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상황은 1년 사이 주가가 최소 2배 이상 급등한데 따른 숨고르기 정도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SG의 파산 등 금융위기로 유럽 선주들의 발주 취소 우려도 있습니다. 또 최근 BDI 벌크 운임지수가 급락하면서 벌크 선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선 업황이 이제 꺾이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업계에 아직 그런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선박 금융이란 부분은 있지만 실제로 선박 발주에 있어 금융이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과거의 금리가 아주 높을 때 발주가 급증하기도 했고 반면 저금리일 때 발주가 저조하기도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선박 발주에서 인도까지 최소 3년이란 시간이 필요한 만큼 파이낸싱과 헷징이 가능하고 건조중인 선박 그 자체만으로도 자산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또 건조 이후에도 중고선가나 운임에 따라 언제든지 투자비용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또 벌크 운임 급락과 선가 하락도 지난 연말연시에 연휴가 이어지면서 휴장에 따른 침체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벌크선은 주로 철광석이나 곡물 등 건화물을 운송하는 선박으로 선적과 하역 작업이 다른 선박보다 긴 편입니다. 연휴 기간 동안 거래도 없는데다 항만까지 휴업에 들어간 영향으로 보입니다. 물론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원자재 운송 감소 우려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업계는 벌크선 선가가 다소 저조하더라도 다른 선종이 워낙 호조를 보이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최근 클락슨 신조선가를 살펴보면 180p대로 벌크선을 제외한 다른 선종의 선가 변동의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오히려 컨테이너선의 경우 운임 상승으로 앞으로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유조선는 중동오일 달러의 영향으로 견조한 선가를 보이며 올해 발주가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특히 태안 기름유출 사건에서 보듯 유조선 단일선체 위험성에 따른 이중선체 의무화로 교체 수요가 증가합니다. 최근 고유가 지속에 따른 활발한 에너지 자원 개발도 조선업종 전망을 밝게합니다. 오일메이저들이 점차 북해와 극지방, 아프리카 등지로 자원개발에 나서면서 LNG선과 해양플랜트 수주도 많아집니다. 이들 선박은 고부가치인데다 시추선 같은 해양플랜트는 야드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도크 회전에 영향을 주지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세계 경기에 민감한 벌크선을 제외한 다른 선종의 업황은 양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업종, 앞으로 수주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통상적으로 1월 선박 수주 실적은 1년 중 가장 저조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올 1월 국내 조선소의 선박 수주 실적은 확인된 것만해도 50여척을 넘어서는 등 예년 평균 1월 수주 실적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업체별로는 삼성중공업이 드릴쉽 2척을 13억2천만달러에 수주했고 현대미포조선도 석유제품운반선 16척을 7천165억원에 수주했습니다. STX조선은 케이프사이즈 벌커 4척과 수프라막스 벌커 2척, 성동조선해양이 케이프사이즈 벌커 9척을 각각 수주한 상태입니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지만 현대중공업도 상당수의 선박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대삼호중공업도 현대상선의 케이프사이즈 벌커 2척외에 4~5척의 선박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LNG선을 포함해 조만간 선박 대량 수주 계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현재 시장에서 나오는 소문은 오만해운이 발주하는 VLCC 10척을 한국의 2개 조선소가 수주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총 계약선가는 3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한국 조선업계는 선박 건조 비용 변동을 예상해 가급적 수주 계약을 연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신조선 시장 전망과 관련 ABS사는 2008년 발주 규모가 1억GT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1억GT 규모는 지난 해에 비해 감소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규모로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본적으로 펀더멘탈은 견조하다는 이야기인데 조선업종, 앞으로 어떤 부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까? 우선 미국과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 우려입니다. 그동안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두 축이 흔들릴 경우 벌크선 등 해운 시황도 위축되고 조선산업에도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후판 가격 인상도 주목해야 합니다.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선가가 연동되는 계약도 체결하기도 하고 인상분을 선가에 고스란히 반영하기도 하지만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현대중공업만 지난해 257억달러보다 조금 많은 262억달로 수주 목표를 잡고 있을 뿐 대부분의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보수적으로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이 좋은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드릴쉽, 쇄빙선 위주로 선별수주할 것으로 보여 경영 상황은 오히려 호전될 수도 있습니다. 일단 2월로 예정된 조선업체들의 실적발표와 올해 경영계획 공시를 통해 견조한 펀더멘털과 상승 모멘텀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성진기자 kims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