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술개발(R&D) 자금 지원 방식이 내년부터 바뀐다.

지금까지는 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기업에 돈을 대줬지만 앞으로는 개발한 기술을 사업화하는 데 집중 지원한다.

쉽게 말해 매출을 올릴 만한 기술을 제품화하는 기업에 돈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청은 내년 R&D정책자금 지원 규모를 올해 4600억원보다 900억원 늘어난 55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 자금으로 중기청이 집중적으로 지원할 분야는 세 가지다.

첫째는 중기청이 만들어 놓은 '중소기업 기술 로드맵'에서 부가가치 유망 기술에 속하는 아이템이다.

현재 이들 기술에는 자동차 브레이크 시스템,백색조명용 LED,고기능성 나노섬유 등 30개 품목이 선정됐다.

또 차세대 광학렌즈,홈네트워크 제어용 스위치,선박용 항해 시스템 등도 지원 대상이다.

중기청은 내년에만 중소기업 기술 로드맵 관련 기술개발 중소기업에 2347억원을 투입한다.

장기적으로 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위탁해 150개 업종까지 아이템을 확대할 방침이다.

둘째는 '중소기업 글로벌 전략품목'에 속하는 아이템의 기술을 개발해 이를 사업화하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위성방송 수신기 등 31개 품목이 선정될 전망이다.

실린더헤드 어셈블리,휴대폰용 부가 모듈,디지털 IC,친환경 자동차 연소후 처리장치,휴대폰용 회로기판,초정밀 커넥터 등이 글로벌 전략품목에 포함된다.

셋째는 틈새 시장 분야로 고기능성 접착소재,하이브리드 IC,반도체 이송장치,레이저 다이오드,기능성 특수도료,친환경 주택복합 내장재 등이 속한다.

이들 모두는 수출을 잘할 수 있거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품목들이다.

그동안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춰 지원했던 자금을 개발한 기술을 사업화하는 데 성공한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 상품화를 촉진하기로 했다.

이런 기업엔 자금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기술보증도 연계해 지원한다.

정부의 R&D 과제를 개발해낸 기업에 대해선 운전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보증기관과 연결시켜 주고 보증료도 0.2%포인트 깎아주기로 했다.

이는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운전자금이 모자라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살려내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중기청은 내년에 1200억원의 자금을 융자 방식으로 지원한다.

이 밖에 내년도 기술개발 분야 자금 지원 규모는 △기업협동형 기술개발 150억원 △구매조건부 기술개발 400억원 △이전 기술개발 150억원 △생산환경혁신 260억원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913억원 △연구장비 공동이용 80억원 등이다.

이들 지원 정책은 중기청 기술혁신정책팀(042-481-4434)에서 담당한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