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섬유소 분해효소 이용..식량자원 낭비 방지

흰개미의 장(腸)에서 나무를 분해해 당분으로 전환하는 효소를 추출하는데 성공, 바이오 에너지 연구에 신기원이 열렸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합동게놈연구소(JGI) 등 다국적 연구진은 21일 코스타리카의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흰개미(학명 Nasutitermes)의 후장(後腸)에서 나무 분해 효소를 추출, 7천100만여개의 유전자 부호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날 발행된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렸으며, JGI 외에 캘리포니아기술연구소, 바이오연료업체 베레니엄, 코스타리카 국립생물다양성연구소(INBio), IBM의 토머스 J. 왓슨 연구센터 등도 참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흰개미는 소처럼 각기 다른 기능을 하는 박테리아가 사는 4개의 구분된 장을 갖고 있으며, 이 중 1곳에서 나무 섬유소를 당분으로 전환하는 효소를 배출하는 박테리아를 발견했다.

이번 발견은 옥수수 등 식량자원을 낭비하지 않고도 흔한 목재나 밀집 등을 활용해 바이오연료를 생산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학자들은 2단계로 이 효소의 정확한 메커니즘을 찾아내 궁극적으로는 목재를 수소나 에탄올과 같은 바이오연료로 전환하는 밝혀내는데 주목하면서 이 효소가 지닌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육상미생물학연구소의 안드레아스 부룬 박사는 "이론적으로 흰개미의 장내 박테리아는 A4 크기의 종이 한장으로 수소 2ℓ를 생성할 수 있다"면서 뛰어난 효용성을 인정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에디 루빈 JG1 소장은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중요한 기초단계는 구축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계량화해 실제로 공장에서 바이오연료를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는 지는 별개의 이야기"라면서 "그러한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나무의 섬유소를 분해하는데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 유전자를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리.런던 AFP.로이터=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