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찬성하는 주유소만 공개"

정부가 내놓은 대표적 고유가 대책인 주유소 가격 실시간 공개가 시작도 되기전에 기존에 발표됐던 내용보다 축소될 조짐이다.

주유소 업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힌 정부가 가격공개를 끝내 거부하는 주유소는 공개 대상에서 빼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22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주유소간 경쟁을 유도해 기름값을 낮춘다는 방침에 따라 주유소 가격정보 공개를 추진하던 정부는 '사업비밀'을 이유로 실시간 가격정보 공개를 원하지 않는 주유소는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경기도 안양의 석유공사에서 열린 사업 설명회에서도 이런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애초 여러차례에 걸쳐 "전국 1만2천여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실시간 가격정보를 수집해 인터넷으로 세부 지리정보와 함께 공개하고 추후 모바일 기기 등으로 공개 수단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정부가 이같은 정책 의지에서 한 발 물러선 이유는 주유소 업계의 강한 반발 때문이다.

주유소협회를 중심으로 한 업계는 정부의 실시간 가격공개 정책에 대해 "유가 부담을 주유소 업계에 떠넘기는 것으로 불법적인 면세유 빼돌리기를 조장한다"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주유소의 80% 이상이 가격공개 반대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측의 추산이다.

특히 주유소업계는 신용카드 결제정보를 처리하는 부가통신사업자(VAN)를 통해 이뤄지는 정부의 실시간 가격정보 수집은 전기통신사업법상 당사자의 동의나 적법한 절차없이는 불가하다는 점을 내세워 정부의 정책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강한 반발에 직면한 산자부측은 신용정보법 등을 근거로 가격공개 사업의 법적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일단 끝까지 공개를 거부하는 주유소는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입장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1만2천여개 주유소의 가격정보는 모두 확보하게 되지만 가격 공개를 거부하는 주유소는 내년 4월부터 시작되는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유감이기는 하지만 결국 가격이 싼 주유소가 먼저 공개에 동의할 것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 경쟁이 벌어져 결국 주유소들이 동참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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