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지수연동예금(ELD)이 올 하반기 들어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상반기에는 국내 주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르면서 상당수 ELD 상품이 지수가 일정 수준 오르면 수익률이 연 0~4%로 고정되는 '녹아웃(knock-out)' 규정에 걸려 정기예금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20% 이상 고수익을 올린 상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 약세로 인해 이와 연계된 ELD 상품은 대부분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경우 하반기에 수익률이 확정된 19개 ELD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연 9%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4개 상품이 연 7% 이상의 수익률을 거뒀으며 특히 이달 1일 만기가 도래한 1년 만기 `KB리더스정기예금 코스피200 6-17호' 기준지수변환형의 경우 연 24.7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익률은 지난해 은행권에서 판매된 ELD 상품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작년에 출시된 일반 정기예금 금리 연 4.3%보다 약 6배나 높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입 시점과 만기 시점의 지수 변동률만 관찰해 수익률에 반영하는 기존 상품들과 달리 월별로 지수의 움직임을 반영하도록 설계돼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동일한 유형의 상품 5개 중 4개 상품이 이미 최저 연 11.99%, 최고 연 24.87%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녹아웃 규정에 걸려 수익률이 4%대로 확정된 상품은 4개였으며 특히 삼성전자 주가지수에 연동한 2개 상품은 원금 밖에 건지지 못했다.

하나은행도 하반기 수익률이 확정된 3개 상품 가운데 하나지수플러스 정기예금 33차 안정형 17호와 32차 멀티찬스형 6호가 각각 9.0%와 10.2%의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우리은행의 경우 17개 ELD 상품 중 8개 상품이 6∼7.50%의 수익률을 나타냈으며 6개 상품은 정기예금과 비슷한 5%의 수익률을 거뒀다.

우리은행 역시 삼성전자 주가와 연계한 2개 상품과 일본 닛케이 225지수 연계 상품은 3%대의 낮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변동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주식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면서 "ELD 상품은 펀드와 달리 원금을 보장받으면서 일반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알맞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ELD 상품이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보이자 은행들은 앞다퉈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국제 금 가격의 변동률에 따라 지급 금리가 결정되는 `골드가격 연동7-5'를 판매한다.

이 상품은 1년 만기로 계약기간에 -2.5∼2.5% 범위에서 월별 금 가격의 변동률을 합산해 최고 연 30.0%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은행도 오는 19일까지 연 7.0%의 확정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과 코스피200지수 연동예금에 절반씩 가입하는 복합예금인 `이 챔프(E-Champ) 07-10호'를 500억원 한도로 판매한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