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올해 말에 달러 당 900원 선이 무너진 뒤 내년 초 다시 900원대로 올라설 것이라고 JP모건과 메릴린치가 예상했다.

JP모건의 국제통화전략가인 레베카 패터슨은 30일 뉴욕 맨해튼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미주한국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미국 경기가 올해 4분기에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 약세가 이어져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가 무너질 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패터슨은 그러나 미국 경제가 내년에 연착륙할 가능성이 65%로 높은 상태여서 내년 상반기 미국 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원.달러 환율도 다시 900원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 경제가 내년 중반쯤에서 3% 또는 그 이상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터슨은 이어 미국 경기가 침체하는 경착륙(hard landing) 가능성은 25% 정도라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경우가 나타나면 경상수지 적자급감과 해외자금의 회귀, 안전자산선호 등의 현상이 발생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며 원화는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패터슨은 미국경제가 성장을 지속하는 이른바 노랜딩(no landing)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만약 노랜딩이 이뤄지면 엔화와 스위스프랑, 대만달러가 캐리자금으로 이용되는 캐리 트레이드가 부활하면서 미 달러화의 가치가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 가치는 강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패터슨은 개인적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0월 정례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내년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하면 4분기쯤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스티븐 잉글랜더 매릴린치 외환 전략가도 원.달러 환율이 올 연말 달러 당 890원 선까지 밀리겠지만 내년 연말에는 달러 당 908원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국 경제의 견고한 성장세를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가 상승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화 가치에 대해 잉글랜더는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미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외환시장에 균형을 찾으면서 내년 중반부터는 달러화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