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 都 洙 < 보성파워텍 회장 dslim@bosungpower.co.kr >

내가 중국을 처음 방문하기 시작한 때는 한국과 중국이 수교하기 전인 1980년대 후반이었다.

그 당시에는 중국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힘들고 조심스러웠다.

처음 방문했을 때 중국은 1960년대 우리나라의 시골풍경처럼 조용하고 고즈넉했다.

거리에 다니는 시민들의 눈빛에서 생동감과 자신감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 후 업무차 중국을 일년에 십수번 이상 방문했고,그때마다 중국의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중국은 하루가 다를 정도로 급변하고 있어서 불과 몇 달 만에 가본 곳이 몰라보게 바뀌곤 해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특히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중국 관료들의 투자유치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였다.

과거 중국 관료들을 '만만디'니 '향응과 접대'나 받는 타락한 집단으로 치부하는 말들도 있었지만 내가 만나본 관료들은 달랐다.

그들의 속내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외자유치에 대한 노력과 열정은 보는 사람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반월국가산업단지를 수없이 방문해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조금이라도 투자 의향이 있는 업체가 눈에 띄면 수십 차례씩 찾아가 자신들에게 투자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를 설명했다.

끝까지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그들의 자세는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실무자뿐만 아니라 시장이나 당서기를 비롯해 모든 관계자들이 투자유치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열의를 다하는 모습은 투자를 망설이는 기업인들에게 신뢰를 심어 주었다.

이 때문에 반월국가산업단지의 많은 기업들이 중국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며칠 전 우리나라를 방문한 세계적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기업의 미래가치를 보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장기 투자하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요즘 우리나라는 지역 균형발전 정책 등이 입안되었거나 진행 중이다.

물론 공존공생하고 함께 발전하는 것은 좋지만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1세기를 서해안 시대라고 한다.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10억 인구가 사는 중국 시장이 있다.

수십년씩 기업을 경영하면서 생긴 노하우를 생산적 재투자로 연결하지 않고 아파트형 공장을 지어 임대업으로 전환하는 반월국가산업단지의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10년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반월국가산업단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새로운 산업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손가락 끝을 보지 말고 달을 보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