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연극은 대중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돈과 예술을 구분하려고만 하면 남는 건 '빚' 뿐이죠."

연기파 배우 조재현이 공연 기획자로 연극판에 돌아왔다.

오는 12월7일부터 2009년까지 1월4일까지 열리는 '연극열전2'에서 배우 캐스팅과 작품 라인업 등의 일을 맡게 된 것.'연극열전'은 2004년 동숭아트센터가 1980년대 이후 작품 중 호응이 컸던 것만 모아 1년간 연이어 선보였던 행사다.

이번에 열리는 '연극열전2'는 조씨가 기획에 뛰어들면서 여러 가지로 새로운 면모를 띠게 됐다.

작품성과 흥행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이 그의 최종 목표다.

2004년의 경우 연극사적 의미가 짙었다면 이번에는 신작 개발의 의미가 크다.

1년 동안 무대에 올리는 12극 중 절반이 국내 관객에게 처음 선보이는 것들이다.

대극장 공연은 일부러 뺐다.

2004년 소극장 공연은 성공했지만 대극장 공연이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3억5000만원의 적자를 봤기 때문이다.

황정민,나문희,이순재,문성근,심혜진,유지태,지진희 등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게 된 것도 조씨의 공이다.

그가 TV와 영화에 출연하면서도 꾸준히 연극 무대에 서 온 덕분에 이들의 참여를 쉽게 이끌어낸 것이다.

그도 이번에 신작 '민들레 바람 되어'(김낙형 연출)에 출연한다.

"시간은 많이 들면서 금전적으로 큰 이익이 안 되는 연극 무대에 서 주는 배우들이 제일 고맙죠."

그는 '연극열전'에 관객들이 지나치게 몰려 대학로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이다.

지금은 관객들에게 연극을 보게 만드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관객을 모으기 위해 스타급 배우들을 기용하는 것은 단기 처방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할 말은 많다.

"정말 단기 처방이 필요하다면 벗거나 웃기기만 하면 됩니다.

이번 '연극열전'은 연기파 배우들과 훌륭한 작품이 만난다는 점에서 그런 것들과 차별되지요."

그는 이번 기회에 '연극열전'을 격년마다 열리는 정례행사로 만들 계획이다.

'연극열전3'은 '1인극 열전'으로 끌고 간다는 큰 그림도 그려놨다.

연극 배우들의 고정팬이 생겨야 연극판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는 1980,90년대 주부들을 대학로로 끌어들이는 데 윤석화와 박정자의 역할이 컸다는 데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극 기획자로서 '영리적인 극단'을 운영하고 싶은 포부를 갖고 있다"며 "연극도 얼마든지 하나의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