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호흡하랴, 토론연습하랴…바쁜 부장검사들

일선 검사들의 수사를 지휘하느라 바쁜 전국 지방검찰청 부장검사들이 '국민참여재판(배심재판)'제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스피치와 토론 연수를 받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8주 일정으로 시작된 '스피치와 토론능력 제고 세미나'에 모인 1기 부장검사들은 16명.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8시간씩 3일간 공부한다.

16일에는 오전 이론 수업에 이어 오후에는 '정책ㆍ의회식 토론 공격과 방어전략 실습'이 진행됐다.

한견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이 사형제 폐지 찬성에 대해 3분간 입론(入論)을 피력하자 교차질의자로 나선 박종기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장이 "사형제 폐지의 근거로 든 오판의 가능성에 대해 우리나라는 3심재판제를 채택하고 있는 데다 사형제의 범죄 예방효과도 있는데 어떻해 생각합니까"라고 반론 질문을 던졌다.

한 부장이 "범죄예방 효과가 미미하다"라고 반박하자 강사로 나선 주미숙 경희대 겸임교수는 "근거 제시 시점을 정확히 언급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주 교수는 "공격적인 질문을 할때는 좀 더 직선적인 제스처를 쓰고 한발 다가서는 것도 괜찮다"거나 "아까 사형장으로 가는 사형수의 모습을 묘사할 때는 가능하면 인두강을 연 상태에서 편안한 음 높이의 구어체로 말해야 설득력이 높아진다"며 중간중간 코치에 나섰다.

발표자가 '에~' '저~'등 불필요한 사족을 붙일 경우에는 아예 나머지 부장검사들이 그 때마다 박수를 치면서 지적하기도 했다.

평소 권위있는 모습으로만 비춰졌던 부장검사들은 각계 각층의 국민들로 구성될 배심원단을 의식해 의사전달 기술 연습에도 나섰다.

정성윤 대구지검 형사2부장은 칠판 앞까지 나와 복식호흡으로 '아' 소리를 내 교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강인철 서울중앙지검 공판1부장은 "조서를 작성하는 등 '쓰기'에만 익숙한 검사들이 '말하기'로 수사와 재판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이라며 "물론 부장검사들이 직접 재판에 참여하진 않지만 결국 전체 검찰조직의 마인드 변화를 주도하라는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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