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아파트'실험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주택공사가 최근 경기도 군포 부곡지구에 첫 공급한 환매조건부 및 토지임대부 아파트가 수요자들의 철저한 외면 속에 겨우 1순위 청약접수율 10%선을 기록하면서 무더기 미달사태를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부터 시장을 무시하고 정치논리에 의해 추진된 만큼 예고된 실패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이번에 공급된 반값 아파트가 실제로는 주변 아파트 시세에 비해 별로 싸지도 않은 '무늬만 반값'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환매조건부 아파트 분양가는 주변 공공아파트의 90%선에서 책정됐다.

그런데도 20년 동안이나 전매할 수 없게 돼 있어 재산권(財産權)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토지임대부의 경우도 30년간 월평균 40만원의 토지사용료를 물어야 한다.

이런 조건으로 분양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던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그동안 '반값'으로 과대포장하는데 앞장서온 정치권이 국민들을 기만한 꼴이나 다름없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시장상황과 따로 노는 탁상행정으로 실효성도 없고 수요자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는 환매조건부·토지임대부 아파트 공급에 나섰다가 실패를 자초했다.

이번 반값 아파트의 실패가 주는 교훈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싼값에 아파트를 공급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을 실현하고 집값을 잡겠다는 의도는 좋았지만,실현 가능성과 효과,시장수요 등에 대한 충분하고 치밀한 검토없이 정치논리로 밀어붙여 막대한 재정낭비만 초래하고 말았다.

부동산시장 안정은커녕 오히려 다른 정책까지 신뢰성을 잃고 무력화시킬 우려만 높여놓은 셈이다.

특히 대통령선거를 앞둔 지금 이와 유사한 포퓰리즘 정책 공약으로 국민들을 오도(誤導)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수없이 주장했지만 부동산 시장안정의 첩경은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공급을 늘리는 데 있다.

시장논리에 맞는 공급확대정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얘기다.여건도 좋지않은 곳에,비싼 값으로 사들인 땅에 지은 '반값 아파트'는 의미가 없다.

허황된 정치공약으로 국민들에게 잘못된 환상을 심어주고,정책실패로 국민부담만 늘리는 탁상행정은 더이상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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