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125,500 +0.80%)[005380]가 품질 향상에 매진한 결과 비용을 끌어올리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주장이 16일 제기됐다.

오재훤 일본 도쿄대 경제학연구과 교수는 이날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주최로 열린 2007년 추계 자동차부품산업 발전전략 세미나 참석에 앞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 교수는 "각 자동차업체의 경쟁력은 주가, 수익성, 판매량, 시장점유율 등의 표층적 경쟁력만을 봐서 평가해서는 안된다"며 "개발과정 및 공장의 생산성, 그리고 이를 상시적으로 일정수준 유지할 수 있는 '조직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는 "현대차의 경우 표층적 경쟁력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조직능력에 있어서는 일본 업체들에 비해 뒤떨어진 상태"라며 "이는 현대차가 2005년까지 품질 개선에 주력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대차의 품질 개선은 코스트를 들이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이에 따라 동력성능 등 기계적인 측면에서의 품질은 상당히 개선됐으나 코스트 면에 있어 문제점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그 사례로 개발단계에 만들어지는 시작차를 꼽았다.

일본 업체들의 경우 수십대의 시작차를 만들어 테스트를 한 뒤 각종 문제점을 밝혀내는 과정을 단 한차례로 끝내지만, 현대차의 경우 시작차를 통한 테스트를 여러차례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 업체들은 시작차 전단계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문제점을 걸러내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지만, 현대차는 개발기한 연장, 각종 자원 추가투입 등 코스트를 높이는 방식으로 문제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비용수반이 부득이 하지만 불량률 감소 등 기본적이고 일상적인 활동에 있어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뒤처져있다는 게 오 교수의 분석이다.

오 교수는 또한 현대차가 직면한 난관으로 급속하게 변화하는 환경.안전 정책에 대한 뒤늦은 대응을 짚었다.

그는 "현대차가 주행성능, 핸들링 등 기계적 측면에서 선진 업체들과의 격차를 줄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선진 업체들은 새로운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령 하이브리드카가 아니더라도 일본 메이커들은 연비가 17-18㎞/ℓ인 차를 생산하고 있지만, 환경.안전문제에 대응이 늦은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연비 등의 측면에서 호소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현대차도 현재 환경.안전 측면의 트렌드를 인식하고 있으나, 다소 대응이 늦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선우명호 한양대 교수가 '자동차 전자장치 부품개발의 현황 및 과제', 오재훤 교수가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어떻게 볼 것인가', 김진배 유머연구원 원장이 '유머가 인생을 바꾼다'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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