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아파트 두 채를 가지고 있는 A씨는 여분으로 갖고 있는 1채의 아파트는 더 이상 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여분의 집을 부동산중개 사무실에 내놓은 지 한 달여가 지난 이 달 초 이 아파트를 8억 원에 사겠다는 B씨를 만난 A씨는 갑작스런 고민이 생겼다. 취득세를 덜 내기를 원하는 B씨가 아파트 양도와 관련해 다운계약서에 양도가액을 1억원 줄여줄 것을 강력히 원했기 때문.

선뜻 결정을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자신이 1세대 2주택자라서 양도소득세가 많이 나올 것이 분명한 터여서 B씨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그러나 자칫 다운계약서가 들통이라도 나면 어떻게 될까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A씨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A씨와 관련해 조세전문가들은 "A씨가 당장 양도소득세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만 가지고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주는 것은 그야말로 큰 일 날 일"이라며 "정확한 신고만이 최선의 절세"라고 입을 모았다.

A씨가 아파트를 양도한 전후로 이 아파트단지에서 다른 아파트 거래가 전혀 없다면 모를까, 아파트 거래가 이뤄지기라도 한다면 그 거래금액(성실신고 가정)과 A씨가 신고한 양도금액과의 차이가 국세청 전산망에 그대로 걸려든다.

국세청은 주변의 매매사례가액이 있으면 이 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보고, 신고된 양도금액과 시가의 차이에 대해 양도소득세와 가산세를 추징하고 있다는 것.

조세전문가들은 다운계약서가 국세청에 발각될 경우 세금 5000만원을 줄이려 했던 A씨가 부담해야 할 세금은 약 8900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부터 개정된 가산세 규정에선 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20%의 가산세가 적용되지만, 부당한 방법으로 무신고할 경우 40%의 가산세를 부담해야 한다.

또 과소신고가산세의 경우 일반과소신고는 10%로 현행과 동일하지만, 다운계약서로 대표되는 부당과소신고의 경우 40%의 가산세를 내야 한다.

국세청은 납세자가 부동산 양도를 하고 양도소득예정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이듬해 5월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를 기다려 조치를 하기 때문에, 부동산 양도부터 대략 2년 뒤 부족한 양도세와 가산세를 추징하게 된다.

연간 10.95%를 붙이는 무거운 납부불성실가산세도 부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세전문가들은 "다운계약서가 발각될 경우 A씨는 1억원 줄여 신고했기 때문에 1세대2주택자에 대한 50%의 세율로 5000만원의 세금이 추징되고, 5000만원의 세금에 대해 40% 가산세율로 신고불성실가산세 2000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납부가 이뤄지지 않은 기간 동안의 납부불성실가산세 1095만원(5000만원×2년×10.95%), 주민세 809만5000원[(5000만원+2000만원+1095만원)×10%]을 더 부담해야 한다.

결국 A씨는 다운계약서로 5000만원의 세금을 줄여보려 한다면, 2년 뒤 8904만5000원을 부담하는 '바보짓'을 하게되는 것.

이와 관련 조세전문가들은 "A씨는 1세대2주택의 경우였지만 비사업용 토지나 1세대3주택자의 경우는 줄인 세금보다 추징세금이 더 많게 된다"며 "이제는 모든 세금을 정상적으로 성실하게 신고하는 것이 최선의 절세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조세일보 / 이동석 기자 dslee@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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