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김종석 원장=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이 후보의 견해가 궁금하다.

구상하고 있는 기업 정책의 방향에 대해 말해 달라.

◆이 후보=21세기는 기업 스스로가 사회적 책임을 다해 기업의 브랜드를 높이는 시대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 기업들은 스스로 잘 해나가고 있다고 본다.

물론 기업의 투명경영은 앞으로 더 강화돼야 한다.

하지만 최근의 사회 풍조와 같이 사회적 기여를 강요하는 방식은 배제되어야 한다.

◆배희숙 여성 벤처기업협회 회장=중소기업들이 인력과 규제,대기업과의 상생문제 등으로 자생력을 잃어가고 있다.

중소기업을 살릴 정책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이 후보=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개별 기업에 대한 지원은 못하더라도 도와줘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관계에서 조금 더 대기업이 협력적으로 나가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스스로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소재산업의 원천기술과 관련된 기업은 정부가 중점 지원해야 한다.

◆배희숙 회장=기업창업이 해가 갈수록 줄어들어 불임증세를 보이고 있다.

원인이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 방안은 무엇인가.

◆이 후보=나도 그 입장이면 대한민국에서 창업하겠나,기업하겠나 하면서 갸우뚱하게 된다.

창업비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이병철 회장과 정주영 회장,구인회 회장은 자본도 기술도 없는 시대에 벤처 기질을 가지고 투자해 산업을 일으켜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일을 바라보려면 창업에 도전해야 하는데 리스크 테이킹(위험감수)이 문제가 된다.

이것도 다 금융과 관련되는데 투자 전문회사를 육성하는 등 종합적 대책이 서야 활발해 지지 않겠나.

◆이계민 한국경제신문 주필=반기업정서 등으로 기업의 의욕 자체가 침체되어 있는 상황이다.

기업인들의 기를 살리는 것 자체가 경제를 살리는 게 아닌가 한다.

구체적인 방안을 한 가지만 말해 달라.

◆이 후보=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자는 것은 역대정권이 늘 말은 했지만 실천되지 않았다.

반기업정서는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기업하는 사람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그 소수 때문에 전체 기업이 그렇게 평가받는 것은 안 된다.

구멍가게에서 두 명만 고용하더라도 기업하는 사람은 애국자라고 생각한다.

(이익을 많이 내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 ) 기업과 기업인들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사회풍토를 만들겠다.


정부역활


◆김종석 원장=그동안 이 후보는 정부를 기업형으로 관리하겠다고 한 것으로 보도되었는데,영리법인처럼 관리하겠다는 말처럼 들려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

공공부문 개혁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 후보=서울시장 재임 시절 경영행정이라는 것을 시험해 보았다.

민간의 경영기법과 고유의 공익을 중시하는 행정을 합쳐보니 효과가 있었다.

특히 공기업은 민간기업과 같은 방법을 택해야 한다.

역대 정권이 공기업 민영화를 제기했지만 거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공기업을 민영화시켜 봐야 대기업화되기 때문에 못한 것 같다.

정부조직은 기능을 우선 조정하고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인원을 줄이는 게 아니라 있는 사람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자는 것이다.

◆전광우 회장=지난 여러 해 동안 국가 차원에서 금융허브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그러한 구상에 비해 실질적인 실행이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금융허브 구상이 바람직한 국가경제발전에 '툴'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실행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인가.

◆이 후보=금융허브 문제는 이 정권에서도 나름대로 추진해왔다.

법도 개정해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얻으려면 여러 가지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

지난번에 (정부가) 김포 쓰레기 매립장에 (금융허브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을 때,외국 금융인들이 서울시장인 저에게 연락해서 "우리가 어디 가라고 하면 가고,오라면 오는가"라고 지적해 부끄러움을 느꼈다.

우선 제도적으로 국내에서 금융활동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해줘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회계·법률 서비스 등 전체적으로 환경을 제대로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차기 정권에서는 아시아존에서 금융의 중심이 될 수는 없지만 지역적 중심이 될 수 있는 그러한 역할까지는 시작이 되어야 한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참여정부 균형발전 정책에 대한 비판이 많다.

◆이 후보=균형발전 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

경남과 호남,충청 등 광역경제권을 만들어 수도권과 관련없이 독자적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수도권을 규제해 기업이 지방으로 가게 하는 소극적 방법으로는 되지 않는다.

이를 위해 정부가 인프라 등을 지원하면서 시·도지사에게 자율권을 주는 게 좋다고 본다.


노사문제


◆김종창 고문=강성노조의 정치투쟁 등 노사문제로 늘 경제가 삐걱거리는 상황이다.

외국기업도 강성노조 때문에 한국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7% 경제성장을 내세웠는데 이런 노사환경에서 가능할지 의문이다.

◆이 후보=대통령이 된다면 가장 먼저 기초질서를 확립하겠다.

그리고 법이 공정하게 집행되는 나라를 만들겠다.

노사 문제도 가장 좋은 것은 기업과 노조,당사자가 자율적으로 하는 게 가장 좋다.

생계형 노조활동은 보장돼야 하겠지만 강성노조의 정치적 노조 활동에 대해서는 법이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사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국내기업은 물론 외국기업도 투자 못하므로 노사문화는 다음 정권에서 바뀌어야 한다.

정리=이준혁/노경목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