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감사원 사람들은 잠시 '지옥' 문턱까지 갖다온 기분이라고 합니다. 대통령 선거가 예정된 12월 18일 헌법상의 감사원이 잠시 '사라질 위기상황(?)' 때문이었습니다.

설명을 하면 이렇습니다. 현행 헌법 98조에서는 감사원 구성과 관련해 1항에서 "감사원은 원장을 포함한 5인 이상 11인 이하의 감사위원으로 구성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또 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그리고 감사위원은 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그 임기는 각각 4년으로 하되 1차에 한해 중임할 수 있습니다.

감사원은 헌법에 따라 감사원법 제3조에 "감사원은 감사원장을 포함한 7인의 감사위원으로 구성한다"고 명시해 놓고, 원장과 감사위원 6명으로 지금까지 감사원을 운영해 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감사원장과 감사위원이 줄줄이 대선 바로 직전 헌법에서 정한 4년의 임기가 끝난다는 것이었습니다.

감사위원인 감사원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8일 그리고 편호범 감사위원은 11월 14일, 또 김경섭 감사위원은 12월 17일 각각 4년의 임기가 끝납니다. 또 양인석 감사위원도 내년 3월 24일 임기만료가 예정돼 있습니다.

결국 대선 직전인 12월 17일에는 현 감사위원 7인 중에 3명이 임기만료로 자리를 비우게 되어 감사위원은 4명만 남게 됩니다. 헌법에서 정한 '5인 이상' 요건을 채우지 못해 헌법상 감사원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었습니다.

최근 이같은 사실을 감지한 감사원 법무실은 '화들짝' 놀라 해법을 찾느라 고심에 고심을 했다는 소식입니다.

물론 "새로운 사람을 임명하거나 누군가가 직무대리를 하면 되지"라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연말 예정된 대선과 연계를 하면 상황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전윤철 원장이 11월 8일 임기가 만료되면 후임 감사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라는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는데, 이 절차를 따르는데 대략 1달 정도는 걸립니다.

그러다 보니 딱 대선과 겹치게 되는데 차기 대통령의 뜻과 무관하게 임명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후임 감사원장을 인선해서 발표하더라도 청문회나 임명동의를 늦출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감사원은 당분간 직무대행체제로 갈 것은 뻔해 보입니다. 현행 감사원법 4조 3항에선 "원장이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감사위원으로 최장기간 재직한 감사위원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 원장이 11월 8일 임기가 끝나면 편호범 감사위원이 잠시 맡다가, 편 감사위원이 11월14일 임기가 만료되면 김경섭 감사위원이, 김 감사위원이 12월17일 임기가 끝나면 양인석 감사위원(임기만료 2008년 3월 24일)의 직무대행체제가 점쳐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헌법에 감사원 구성 최소한 인원을 5명 이상은 두라고 했는데 과연 4명이 남아서 뭔가를 결정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헌법상 감사원으로 볼 수 있느냐는 얘기죠.

그렇다면 원장이 나간 이후 감사위원의 추가 결원이 생기니까 남은 직무대행이 대통령에게 감사위원을 제청할 수 있다고만 한다면 고민은 단번에 해결됩니다.

그런데 직무대행이 과연 인사권까지 행사할 수 있느냐는 문제에 대해선 고개를 가로젓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냥 평소 원장의 일반업무만 대행하는 소극적인 직무대행이지, 인사권까지 휘두르는 적극적인 직무대행이 가능한지는 사례도 없답니다.

또 "1차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다"는 헌법규정에 따라 중임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감사위원이 중임을 하는 사례가 더러 있었지만, 최근에는 전례를 찾기가 힘듭니다.

사상 초유의 무더기 감사위원 결원 사태를 눈앞에 둔 감사원이 어떤 해법을 내놓게 될 것인지 자못 궁금한 대목이었습니다.

결국 감사원이 해법을 찾았다고 하는군요. 전윤철 감사원장이 임기가 만료되기 직전 추가적인 인사수요를 예상, 미리 감사위원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제청해놓고 퇴임을 하는 것입니다. 내부검토 결과 하자가 없다고 하는군요.

이와 관련해서 차기 감사위원에는 현재 하복동 제1사무처장과 김흥걸 제2사무처장이 후보물망에 오르고 있습니다.

조세일보 / 이동석 기자 dslee@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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