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후속조치‥"지금 당장 업무영역 잠식 우려 없다"

FTA발효 이후 외인 국내세무법인 출자 가능, 업계 긴장

한·미FTA타결로 인해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지만 내년부터 벽안(碧眼)의 세무사들이 국내 세무대리시장에 진출, 영업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22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07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재경부는 한·미FTA체결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외국인세무사들의 국내 세무대리시장 진출을 허용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을 마련해 한·미FTA발효시점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현재까지는 세무서비스시장이 개방되지 않아 외국세무사는 국내 시장에서 세무대리 행위가 불가능했다. 국내 세무사시험에 합격해 자격을 취득한 경우에는 세무대리 업무가 가능했다.

재경부의 세무사법 개정으로 인해 앞으로 외국세무사가 국내에 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게 되고 세무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한·미 FTA체결에 따른 1차 시장개방이다.

업역은 극히 제한적이다. 단순히 외국세법 및 외국조세제도에 대한 상담 업무만이 허용된다. 쉽게 말해 외국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에게 해당 국가의 조세제도를 소개하는 정도의 업무만 가능한 셈이다.

한·미 FTA가 발효되는 시점부터 법은 작동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세무대리업계는 '지금 당장은 별다른 피해가 없을 것'이란 반응을 보이는 한편으로 FTA발효와 이후 5년에 걸쳐 이뤄지는 2단계 개방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세무사는 "FTA후속조치의 일환이기 때문에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라며 "1차 개방으로 외국세무사가 국내에 사무소를 설치해도 업역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당장 세무대리업계에 직접적인 피해는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단계 '소극적 개방'은 신호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2단계 개방'이라는 것이 세무대리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2단계 개방이 이뤄지게 되면 미국의 세무서비스 관련 자격자 또는 관련 법인이 한국 세무법인에 50%미만으로 출자를 할 수 있도록 허용되기 된다. 이렇게 될 경우 국내에 자금력이 빈약한 세무법인들이 일거에 인수.합병(M&A)하는 등 세무시장 잠식이 가시화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자본력이 딸리는 국내 군소 세무법인들이 미국의 거대 자본에 휩쓸리고 종국에는 시장잠식으로 이어져 전체 세무대리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업계 관계자들은 표명하고 있다.

한 세무사는 이에 대해 "시장개방을 통해 국내에 진입한 외국세무사라해도 국내 세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국내세무사들이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거대자본이 군소 세무법인을 인수·합병하는 등 생존경쟁이 치열해 진다면 시장에서 좀처럼 살아남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지금부터 국내 세무법인들이 대형화 등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조세일보 / 김진영 기자 jykim@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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