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열대야의 기세가 누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계절의 흐름은 어김없는 법.얼마 지나지 않아 바람결이 달라질 게 틀림없다.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의 이정표는 메밀꽃.'메밀꽃 필 무렵'의 고향 봉평과 고창 학원농장에 가득한 메밀이 그 하얗고 여린 꽃망울을 틔울 채비를 하고 있다.
봉평ㆍ고창은 지금 '메밀꽃 필무렵'

■강원 평창 봉평 효석문화마을=가산 이효석의 단편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무대이다.

하얗게 흐드러진 메밀꽃과 문학의 향취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

가산의 흉상과 시비가 있는 가산문학공원 바로 옆을 흐르는 흥정천을 넘어서면서부터 허리 아래 세상은 온통 하얗게 바뀐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한 가산의 묘사 그대로다.

물레방앗간도 만들어 놓았다.

'얼금뱅이 상판을 쳐들고 대어 설 숫기'도 없고 '계집 편에서 정을 보낸 적도 없었던' 허생원이 딱 한번 여자를 봤던 곳.과연 허생원이 만났던 봉평 마당의 제일색 성 서방네 처녀를 마주칠 것만 같은 느낌도 든다.

메밀꽃랜드도 있다.

소설 속 주인공들과 봉평의 풍경을 축소모형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메밀밭 사이로 난 큰 길을 따라 들어가면 가산의 생가 터가 나온다.

옛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가산의 체취만큼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

가산에 대한 것은 가산문학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산공원 옆 먹거리 장터에는 충주집도 꾸며 놓았다.

허생원과 장돌뱅이들이 지친 몸을 풀었던 곳으로 '왼손잡이' 동이를 만난 곳이기도 하다.

9월7일부터 16일까지 메밀꽃 풍경을 배경으로 효석문화제가 열린다.

어느 해보다 풍성한 축제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가산 탄생 100주년을 맞아 준비하는 축제여서다.

백일장은 물론 시낭송 등 문학의 밤 행사가 기대된다.

옛날 장터와 당나귀 타기에 소설 속 충주집 체험도 정감이 넘친다.

효석문화제위원회(033)335-2323,평창군청 문화관광과(033)330-2762

■전북 고창 학원농장=봄날의 청보리밭 풍경에 이어 가을의 메밀밭 정경이 감흥을 돋우는 곳이다.

농장의 메밀밭은 단일 면적으로 전국 최대 규모다.

완만히 이어진 구릉 끝에 펼쳐지는 '하얀 지평선'이 장관이다.

'웰컴 투 동막골' 같은 영화나 TV드라마 촬영지로도 많이 소개됐다.

농장의 메밀꽃은 9월 들어 피기 시작해 둘째 셋째 주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들이 좀 더 오래 메밀밭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시간 간격을 두어 메밀을 심어놓았다.

샛노란 해바라기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

해바라기의 노란 색깔과 메밀의 새하얀 색깔이 그림처럼 어울린다.

적당한 높낮이의 구릉은 메밀밭 풍경을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

메밀밭 가운데로 산책로가 휘뚤휘뚤 나 있다.

가족끼리,연인끼리 산책하기 딱 좋다.

곳곳에 사진 포인트가 있다.

메밀밭을 뒤에 두고,황토색 산책로를 걸쳐 사진을 찍으면 누가 사진기 셔터를 눌러도 인물이 살아난다.

모니터의 배경화면으로도 쓸 수 있는 작품사진도 남길 수 있다.

농장에서 수확한 메밀로 만든 국수나 묵 맛도 좋다.

학원농장(063)564-9897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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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우여행사, 봉평 메밀꽃 축제여행 안내


승우여행사(02-720-8311)는 봉평 메밀꽃 축제여행을 안내한다.

효석문화제가 열리는 봉평의 메밀꽃 풍경을 즐기고,백운동 숲길 트레킹도 겸한다.

당일 일정으로 9월1·2·8·6·15·16일 서울 광화문(오전 7시30분)과 잠실역(오전 8시)에서 출발한다.

1인당 2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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