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엔 환율 연일 폭등…엔화부채 서둘러 상환을


요즘 재테크 시장에서는 '신용경색'이라는 용어가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신용경색이란 유동성이 위축(credit squeeze)되는 단계를 지나 부족한 현상(credit crunch)을 말한다.

엊그제까지 유동성이 풍부해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너무 많은 거품이 끼지 않았느냐를 우려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에 갑작스럽게 신용경색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을 다소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통화지표상으로 우리나라는 시중에 유동성이 많은 상황이다.

올 들어 통화당국이 과잉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지급준비율과 콜금리를 인상한 결과 협의의 통화(M1,현금+요구불 예금)는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각종 대안화폐의 증가와 레버리지 투자의 확산 등으로 광의의 유동성(L)은 오히려 올 상반기 중에 110조원 이상 늘어났다.

요즘처럼 신용경색 우려가 제기될 때 가장 먼저 신경을 써야 할 것은 금리 움직임이다.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 선호 경향으로 금리를 내리는 요인이 있으나 아무래도 신용경색이 우려될 때에는 금리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제 개인 차원에서도 현금흐름(cash flow)을 좋게 가져가야 할 시점이다.

투자성향도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때 주식과 주식관련 상품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 가장 고민거리다.

주가 전망에 대해 여러 시각이 있으나 주식을 저축처럼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거나 적립식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를 하는 것이 최근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추천하고 있다.

환율,그 중에서도 원·엔 환율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용경색 우려가 제기된 이후 미국 달러 가치는 이원화 경향이 뚜렷하다.

여전히 안전통화 기능을 하고 있는 개도국 통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선진국 통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원·엔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이미 100엔당 800원대로 진입했다.

원·엔 환율이 올라간다면 엔화 부채를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최소한 신규로 엔화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또 현금흐름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만기 이전이라도 기존의 엔화 부채를 조기에 상환(buy back)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반면 그동안 불신이 높았던 주식이나 부동산 등 일본형 상품에 대한 투자는 전향적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일본의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원·엔 환율의 상승으로 다른 글로벌 상품보다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엔화 환율 변동에 노출된 금융상품을 가입할 때만 적용된다.

과거의 경험을 보면 최근처럼 신용경색이 우려될 때에는 모든 재테크 변수들의 변동폭이 커지는 것이 전형적인 모습이다.

정보면에서 다른 투자주체들에 비해 부족한 개인들에게는 시장흐름에 일희일비하다가는 수익면에서 가장 안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위험관리에 신경쓰면서 평정심을 잃지 않고 최근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안이다.

워런 버핏과 같은 세계적인 주식 부자들은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를 기회로 크게 떨어진 금융주를 대거 매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투자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지 않나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