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해당주택 반드시 팔아야"

하반기 1만여채 추가매물 가능성

지난해 A은행에서 3억원의 처분조건부 대출을 받아 투기지역에 아파트를 매입한 이모씨는 지난 6월 대출금을 갚았다.

문제는 당초 팔기로 약속한 집을 팔지 않고 서울의 한 저축은행에서 사업자용 대출을 받아 대출금을 갚은 것이다.

금융당국의 대환 대출 규제가 모호해 편법으로 금융회사에서 빌려 2주택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는 이씨처럼 1년 안에 기존 아파트를 판다는 조건으로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이 조건을 이행하지 않고 다른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 대출을 갚는 것이 금지된다.

감독당국이 금융사로 하여금 처분조건부 대출 조건을 반드시 이행토록 함에 따라 연말까지 적지 않은 아파트가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과 저축은행 보험사 등 제2금융권에 처분 조건부 대출을 상환하기 위한 대환대출을 하지 못하도록 공문을 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처분 조건부 대출이란 2005년 6월 말 발표된 1단계 주택담보대출 제한 조치에 따른 것으로,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이 투기지역의 아파트를 추가로 구입할 경우 1년 안에 기존 아파트를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 것을 말한다.

금감원은 일부 대출자들이 기존 아파트를 처분하지 않고 편법으로 은행 제2금융권 대부업체 등에서 대환대출을 받아 처분조건부 대출금을 갚는 사례가 나타나자 실태조사를 벌였다.

금감원은 기존 주택을 팔지 않더라도 자기자금이나 신용대출을 통해 대출을 상환했다면 문제가 안 되지만 다른 은행이나 2금융권에서 다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상환을 했다면 명백히 규정에 위배되는 만큼 해당 금융회사에 책임을 묻고 기존 주택을 강제로 처분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대환대출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금융회사가 주택담보대출을 해줄 때 은행연합회 여신정보를 통해 기존 대출이 있는지,또 그 대출이 처분 조건부 대출인지 확인하도록 의무화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에는 처분 조건부 대출 특약이 있는지 금융회사가 확인하는 절차가 명확하지 않았다"면서 "조건을 이행하지 않고 대환대출을 받아 편법으로 새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처분조건부 대출은 모두 4만6000여건,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분기 만기가 돌아온 처분조건부 대출의 25%(건수기준)가량이 대환대출로 상환된 점을 감안할 때,대환대출이 금지되면 하반기 1만여채의 아파트가 추가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만기에 처분 조건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15%가량의 연체 이자를 물어야 하며 이후 3개월 안에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경매 등 강제 상환 절차에 들어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제2금융권 등에서 대환대출을 받아 처분 특약 대출을 상환해도 조건을 이행한 것으로 분류돼 변칙상환 사례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2금융권을 통한 대환대출도 막히는 만큼 제때 처분하지 않을 경우 엄청난 연체 이자 등을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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